[도쿄올림픽 2020] MBC 잇단 논란에... 박성제 사장 “올림픽 정신 훼손, 머리 숙여 사죄”

정명섭 기자입력 : 2021-07-26 15:53
2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열어 심의규정 강화 등으로 재발 막을 것
박성제 MBC 사장이 2020 도쿄올림픽을 중계하면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박 사장은 2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과 실망하신 시청자들께 MBC 콘텐츠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여러 차례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그는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파악하고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하겠다”며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 규정을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 제작 때 인류 보편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과 성평등 인식을 중요시하는 전사적 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MBC는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 당시 부적절한 자막과 이미지를 자료화면으로 사용해 비판받았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하는 장면에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올렸고,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에는 폭동 사진을 첨부한 뒤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설명을 화면에 띄웠다. 시리아 선수단 소개 때는 '풍부한 지하자원, 10년째 진행 중인 내전'이라는 자막을 썼고, 마셜제도에 대해선 '1200여개의 섬들로 구성,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한국과 루마니아의 축구 중계에선 자책골을 넣은 상대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냈다.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벌어진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박 사장의 사과문 전문.

저희 MBC는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지난 23일 밤, 올림픽 개회식 중계 도중 각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와 관련해 대단히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이 방송됐습니다.

또, 25일에는 축구 중계를 하면서 상대국 선수를 존중하지 않은 경솔한 자막이 전파를 탔습니다.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지난 주말은, 제가 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습니다.

급하게 1차 경위를 파악해보니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습니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도 나서겠습니다.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 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특히,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인류 보편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과 성평등 인식을 중요시하는 제작 규범이 체화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 적자 해소를 위해 애써왔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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