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영국과 '충돌'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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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7-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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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미래 전력사업서 中 국영기업 배제 추진

  • 지난해 홍콩 보안법 입법 추진 계기로 중·영 갈등 격화

영국 서퍽 카운티 시즈웰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사진=중국광핵그룹 누리집 갈무리]

갈수록 격화하는 미국·중국 간 갈등 속 중국이 영국과도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촉발된 양국 갈등은 원자력 에너지 등 다방면으로 번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 외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 정부가 자국의 모든 미래 전력 프로젝트에서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中國廣核集團)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광핵그룹이 프랑스 국유 원전업체 EDF와 함께 영국에서 추진 중인 두 프로젝트에서 먼저 제외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서퍽 카운티 시즈웰 원자력발전소와 에식스 인근 브래드웰 해상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중국광핵그룹은 앞서 EDF와 함께 영국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해왔다. 서퍽 카운티 시즈웰 원전과 에식스 브래드웰 해상 원전 프로젝트에 보유한 지분은 각각 20%, 66.5%다. 중국은 영국 원전 투자를 시작으로 유럽 지역에서 원전 수출의 활로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FT는 영국 정부가 중국광핵그룹 배제에 나선 것은 양국 갈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중국광핵그룹이 영국 원전 사업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영국 정부 측은 중국광핵그룹의 원전 건설 참여 여부에 관한 FT의 사실 확인 요청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FT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은 "모든 원자력 프로젝트는 국가 안보 요구 사항 등을 충족시키기 위한 강력하고 독립적인 규정에 따라 수행된다"고 밝혔다.

사실 중국과 영국은 한때 '황금시대'라는 별칭이 붙여질 정도로 좋은 사이를 유지해왔다. 지난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영국을 방문했을 때 400억 달러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풀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19년 취임하기 직전에 자신을 '친중파'라고 칭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5월 말 중국이 홍콩보안법 입법 추진을 결정한 이후 급격히 얼어붙었다. 

영국 정부는 앞서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퇴출시켰다. 이달 초에는 중국 스마트폰 부품업체인 원타이커지(闻泰科技, 윙테크)가 영국 최대 반도체 업체 뉴포트웨이퍼팹(NWF)을 인수하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인수 경위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엔 영국 항모전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남중국해에 진입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 전략 태세 감지 계획'을 인용해 전날(25일) 오전 11시57분(현지시간) 말라카해협 인근에서 엘라자베스호 항모전단의 신호가 포착됐다며 "남중국해 방향으로 이동 중인 점을 감안하면 항모전단은 이미 남중국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은 올해 말 아시아 해역에 2척의 군항을 상시 배치할 목적으로 지난 5월 항모전단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출항시켰다. 항모전단은 인도, 싱가포르에 기항한 뒤 남중국해를 거쳐 한국과 일본에 기항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호에는 F-35B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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