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ㆍ기아, 역대급 실적은 ‘숫자’ 위기는 ‘현실’... 긴장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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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7-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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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반도체 공급난과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안심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한 현대차(30조3261억원)와 기아(8조3395억원)가 ‘생산 차질 만회’라는 같은 목표로 하반기 ‘비상체제’를 이어간다.

△전사 역량을 동원한 추가 물량 확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주요 반도체 업체와의 파트너십 추진 등을 통해서다. 부품 공급 이슈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대체소자 발굴 지속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 업체 다변화 △선행 재고 관리와 같은 선제적인 노력도 지속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등 신차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내외 악재로 물량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반기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출고 적체가 심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에만 7만대가량의 생산 손실이 있었으며, 기아도 이에 못지않은 6만대가량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물량을 사실상 올해 다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반도체 수가 2배 이상 많아 수급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도 전기차보다는 낫지만,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일례로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등은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까지 늘어나,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기아도 올해의 야심작 EV6 출시를 앞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당초 이달 말 출시가 예정됐던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3분기 내에는 선보일 예정이지만, 아직도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EV6는 2030년까지 전체 판매 모델 중 친환경차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 ‘플랜S’의 상징적인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000대를 훌쩍 넘긴 3만여대가 사전예약 된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7300여대가 사전예약됐으며 미국에서는 1500대의 한정 물량이 하루 만에 모두 예약이 완료됐을 정도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신차도 현재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24주로 지난달보다 4주 이상 늘어났다. 소형 SUV ‘셀토스’는 지난달보다 8주 늘어난 18주를 대기해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출시한 준대형 세단 ‘K8’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지난달 4∼16주에서 이번달 20∼24주로 늘어났다. 미니밴 ‘카니발’은 출고까지 8∼16주를 기다려야 한다.

이밖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정상화에 걸림돌은 수두룩하다. 주요 국가들의 경기 개선과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로 수요 회복은 지속될 전망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재고 부족 등의 악재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 및 미국과 중국의 분쟁 등도 하반기 경영 활동에 부담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 등 다양한 악재로 인해 정상화가 불투명하다”면서도 “생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첫 전용 전기차 등 신차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 너머로 울산항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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