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임체인저] 한국 퍼블릭클라우드 시장, 작년 1조6000억…"여전히 보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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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7-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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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딜로이트 아태지역 클라우드 전환 현황·전망 분석

  • 기업들 역량 부족 인식…클라우드 활용 기대 높아

  • 5년간 아태 퍼블릭 클라우드 성장세, 한국이 꼴찌

  • "한국, DX 관심·투자 높지만 클라우드 도입 보수적"

  • 클라우드활용, 다국적·대기업 높고 내수·중소 낮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함에 따라 이를 위한 디지털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퍼블릭클라우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한국 퍼블릭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작년 한 해 1조6000억원을 넘어섰고, 오는 2024년이면 그 두 배인 3조1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4%에 달하는 셈인데, 사실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체 성장률이 훨씬 더 높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필수가 된 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회' 보고서를 통해 한국·중국·일본을 포함한 아태지역 8개국과 6개 주요 산업군의 클라우드 전환(Cloud Transformation) 현황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 5월 시장조사기업 입소스(Ipsos)의 600개 기업 대상 설문조사와 시장조사기업 IDC의 퍼블릭클라우드 투자 현황을 활용한 분석이 담겼다.

조사 결과 아태지역 전반의 시장 상황에 비해, 한국의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은 규모나 성장률 면에서 앞서고 있다거나 선진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한국이 작년부터 수년간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경제 시대로의 대전환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산업 혁신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음을 감안하면, 일련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다.

다만 지난주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총 220조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을 발표해 디지털시대의 기반기술로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을 육성하고 ICT융합 비즈니스를 지원한다고 예고했다. 민간과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도입과 확산을 촉진해 국내 시장 확대를 유도한다는 계획은 한국의 퍼블릭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 대응역량 부족' 인식…클라우드 활용 기대는 높아

아태지역 기업들이 인식하는 분야별 코로나19 영향. [자료=딜로이트]


보고서를 통해 딜로이트 측은 "클라우드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두된) 새로운 복잡한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6개 주요 산업군에 걸쳐 보유하고 있는 100여개의 클라우드 도입 사례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기술이 비즈니스에 제공하는 이점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각 기업 리더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제시했다.

대다수의 아태지역 비즈니스 리더들은 클라우드 기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기술은 조직이 더 빠르게, 빈번하게 실험과 도전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관점에 72%의 리더가 동의했다. 또 '클라우드를 도입함으로써 미래 도전과제와 조직의 요구를 해소할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관점에도 71%가 동의했다.

각 기업 활동 분야별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친 정도를 묻는 항목에서 '디지털 기술 사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68%였고, '비용 경쟁력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45%였다. 직원 생산성의 변화를 묻는 항목은 '감소했다'는 응답이 31%, '그대로'라는 응답이 31%, '증가했다'는 응답이 37%로 거의 비슷했다. 영업 성과의 경우 '감소했다'가 37%를 차지해 '증가했다'는 34%와 비슷했다.

전반적으로 '소비자와 고객들의 성향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31%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23%)보다 우세했다. 6개 산업군 중 생명과학·헬스케어, 기술·미디어·엔터테인먼트·통신, 정부·공공서비스, 에너지·자원·산업 업종의 응답이 이같은 양상을 보였다. 금융서비스에선 두 응답이 비슷했고, 유일하게 소비자 제품 쪽만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최근 5년 아태지역 퍼블릭클라우드 성장세, 한국이 꼴찌

딜로이트 보고서에 인용된 IDC 아태지역 퍼블릭클라우드 시장 현황과 전망. [자료=딜로이트]


IDC 자료로 아태지역 8개국의 최근 5년간의 퍼블릭클라우드 시장 성장세와 이후 4년간의 성장 전망이 제시됐다. 한국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연평균 21.7%씩 늘어 작년 14억19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를 기록했지만, 중국, 일본, 호주, 인도, 싱가포르보다 작은 6위 시장이었다. 이후 연평균은 17.4% 증가해 2024년이면 26억99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가 되나, 순위는 제자리다.

아태지역 최대 시장인 중국의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작년까지 66.4%였고 지난해 규모는 194억4400만 달러다. 중국은 향후 4년간 연평균 성장률 36.6%로 2024년 676억3700만 달러 시장을 형성한다. 그 다음으로 큰 일본 시장은 지난해 97억3700만 달러 규모였고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20.1%씩 증가해 202억5800만 달러가 된다. 규모 3위인 호주는 18.1%씩 커져 100억1800만 달러가 된다.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아태지역 전체(8개국 외 국가 포함)의 연평균 성장률은 40.8%였다. 중국(66.4%)과 인도(45.5%)가 성장률 선두를 달리며 지역 평균을 끌어올렸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의 성장률은 그보다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기간 한국의 성장률은 20% 초반으로, 30%가량인 홍콩·뉴질랜드·호주·싱가포르·일본에 비해서도 유독 저조하다.

오는 2024년까지 4년간 아태지역 전체의 연평균 성장률은 28.1%로 예상된다. 이 기간엔 중국(36.6%)의 주도로 성장이 지속되고 나머지 7개국의 성장률은 비슷한 수준이 된다. 이 기간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17.4%)은 여전히 하위권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16.2%)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국가의 성장률이 모두 한국보다는 여전히 높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DX 관심·투자 높지만 클라우드 도입에는 보수적"

아태지역 기업들이 지적하는 클라우드 기술 도입 장애 요인들. [자료=딜로이트]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도 DX를 위한 필수 기반으로 퍼블릭클라우드가 대두되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한국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이 아태지역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은 의외다. 이는 한국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관심 대비 실제 도입을 추진 중이거나 이를 결정한 비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아태지역 내 기업 46%가 아직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았거나 클라우드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이 지역 평균보다 3%p 높은 49%였다. 뒤집어 보면 아태지역 기업 54%는 클라우드 도입에 집중하고 있거나 지금이 클라우드 도입 적기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이런 기업의 비중이 51%가량이라는 얘기다.

딜로이트 측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은 대체로 클라우드를 활용해 혁신을 추구하고 있고 이들 중 60% 이상이 3년 이내에 클라우드 도입 수준을 높이려고 하지만, 당장 그만한 준비가 안 된 곳도 적지 않다. 김현정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클라우드트랜스포메이션 리더 겸 부사장은 "한국은 DX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높은 반면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도입 저해 요인으로 보안(40%), 기술 부족(39%)을 지적했다. 레거시 시스템 변경, 하이브리드 환경 운영의 어려움(37%), 클라우드 기술을 관할하는 규제(37%), 도입 비용(36%)도 짚었다. 새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이전하는 어려움(34%), 변화 관리 문제(34%)도 꼽았다. 클라우드의 이점에 대한 이해 부족(30%), 조직 전략상의 문제(26%), 문화적 문제(25%)도 언급했다.
 
클라우드 활용은 내수·중소 조직보다 다국적·대기업 위주

아태지역 기업들의 조직 규모 별 클라우드 준비도. [자료=딜로이트]


딜로이트 측은 "기업들은 얼마간 클라우드를 활용해 주요 기능을 수행하고 사업을 진전시키면서 클라우드 도입 비중을 더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태지역 기업들의 절반가량이 미래의 클라우드 활용 준비도가 낮거나 아예 준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준비도는 기업들이 3년 내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이전할 계획이 있는지와 그걸 얼마나 추진했는지 등을 나타낸 지표다.

규모에 따라서도 클라우드 활용 준비도에 차이가 나타났다. 규모 1만명 이상, 2500명 이상 5000명 미만 조직은 클라우드 활용 준비도가 3에 근접했다. 500~999명, 1000~2499명, 5000~9999명 조직의 준비도도 2.5 이상이었다. 중견기업 수준인 200~499명 규모 조직의 준비도는 2.5에 약간 못 미쳤다. 200명 미만 규모 또는 국내에서만 운영되는 조직의 준비도는 2 미만이었다.

또 딜로이트가 분석한 기업·기관 전체 투자 중 퍼블릭클라우드의 비중은 업종별 편차가 컸다. 아태지역 전역에서 6개 주요 산업군 별 퍼블릭클라우드 지출 비중을 보면 기술·미디어·통신(0.41%)과 금융서비스(0.35%) 분야가 가장 높고, 정부·공공서비스(0.18%)도 비교적 높았다. 나머지 소비자(0.10%), 생명과학·헬스케어(0.09%), 에너지·자원·산업(0.06%) 분야는 다소 낮았다.

김현정 부사장은 "DX의 여정은 클라우드와 분리될 수 없으며 클라우드의 잠재력에 기반한 접근 방식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면서 "더 체계적인 방법론에 기반한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기업은 비즈니스 가치를 확대하고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에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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