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주자, 日 공사 文 대통령 비하 파문에 "엄중 문책 촉구"

김해원 기자입력 : 2021-07-17 16:20
日 공사, 문재인 대통령 향해 성적 비하발언...여야 한목소리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13일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와 관련,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여야 대선주자들은 17일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망언을 규탄하며 관련자 문책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 정상회담을 논의하기에 앞서 우리 정부의 주권과 존엄을 지키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지난 15일 국내 언론사인 JTBC와의 오찬 자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며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를 엄정히 문책하라"며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충격적이고 몰상식한 일"이라며 "개인 관계도 아닌 외교 관계에서 상대국 정상을 이런 식으로 모욕하는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우리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나온 발언으로 한·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의 반복되는 망언이 한·일 관계를 망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일본 외교의 수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SNS에 "외교관이 주재국 대통령에 대해 한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한국은 일제 피해자이면서도 과거사와는 별개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하는 대통령의 방일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며 "그런데 일본은 번번이 정치인이나 당국자들의 망언으로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소마 공사의 망언에 대해 주한 일본대사가 '외교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하며 유감'이라고 밝힌 보도자료를 언급하며 "그것으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일본 외교의 수치를 가장 분명히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외교관으로서 주재국 정부에 대해 기본적인 소양과 상식마저 벗어난 발언을 한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의 주권과 존엄을 지키는 데 걸맞은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당 주한 대사관 직원에 대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김태호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한 일본대사의 유감 표명과 당사자에 대한 주의 조치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에 엄중 항의하고 망언 당사자의 문책과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번 망언이 한·일 관계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철저히 국익의 입장에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외교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익에 손상이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국 정부가 문 대통령의 방일 여부에 대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이번 논란이 한·일 관계에 '돌발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전날 새벽 2시경 외교부를 통해 한국 기자들에게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소마 공사의 이번 발언은 간담 중 발언이라 하더라도 외교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며 "소마 공사의 보고를 받고 저는 소마 공사에게 엄중히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소마 공사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양국 정상회담 논의 등에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해 즉각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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