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차이나 러시' 계속…'신장' 갈등 속 지정학 리스크와 별개?

윤은숙 곽예지 기자 입력 : 2021-07-16 00:10
중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전 세계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사들인 중국 주식·채권 투자 규모는 지난 1년간 40%가 늘어난 8000억 달러(약 913조2000억원)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주식과 채권 인기 크게 늘어
FT는 "수년간 중국 신장 지역 인권침해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블룸버그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 상하이, 선전 거래소에 국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353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주식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9%나 늘어난 것이다. 또한 국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75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국채를 사들였다고 크레디트아그리콜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50%가 늘어난 것이다.
 
신문은 올해 채권 구매 증가로 국외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중국 국채의 규모는 5780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국외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역내 주식 규모 역시 홍콩과 연결된 시장에서만 2230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하면 국외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중국 채권과 주식의 규모는 8006억 달러이며, 이는 1년 전에 비해서 약 5700억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상원이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14일 로이터가 전했다.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은 신장과 관련한 각종 제재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다. 중국 제품 업자들은 이제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인지를 입증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 앞서 미국은 신장산 제품 일부 수입을 금지하기는 했지만, 수입 금지 범위가 전 제품으로 넓어지면서, 미·중 양국의 갈등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하원 통과도 무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지난 13일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 인권 유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무부는 "탄압의 심각성과 범위를 고려할 때, 신장과 관련된 공급망이나 벤처 또는 투자와 연결된 개인과 기업은 미국 법을 위반할 위험이 매우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 앞에서 티베트·신장웨이우얼 출신 활동가들이 가면을 쓴 채 '인권 없이는 게임도 없다(No rights No games)'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내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

지정학적 긴장 높아지고 있지만···중국 빠른 경제회복 등에 투자자 주목
이 같은 지정학적 긴강 고조와는 별개로 중국으로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가 보인 독보적 회복세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된 주요 경제국이다. 최근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9%에 달한다. 이는 시장전망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2분기 GDP는 직전 분기 대비로는 1.3% 증가했다.

투자은행인 차이나르네상스의 트레이더인 앤디 메이나드는 "지정학적 긴장과는 별개로 자산관리의 측면에서 중국 시장을 외면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주식과 채권이 국제 지수에 대거 편입된 것도 중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율이 높아진 것에 한몫을 했다. 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중국 국채를 오는 10월 29일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후 3년간 1300억 달러(약 147조원)가 넘는 글로벌 자금이 중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WGBI는 글로벌 자산시장 3대 채권 벤치마크 지수 중 하나다. 중국 국채는 이미 나머지 두 개 지수인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채권지수(BBGA), JP모건 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GBI-EM)에도 편입된 상태다. 중국 경기 회복세, 위안화 강세, 미·중 국채 스프레드(수익률 간 격차) 확대 등도 중국 국채 인기를 높였다.
 
뱅크오브싱가포르의 만수르 모히우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채는 미국 국채에 비해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국채와 미국 국채 수익률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위안의 가치가 달러 대비 상승해온 추세도 투자자들을 이끈 요인이 됐다. 모히우딘은 "미국 국채와 수익률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지속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기대하면서 하반기 중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세계 최대 주가지수 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2019년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중국 본토기업 주식인 A주 비중을 5%에서 20%로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글로벌 투자금의 중국 자산 비중은 더 크게 늘었다.

올해 글로벌 투자금이 고평가된 기술주식이 아닌 다른 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중국 본토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역내주식이 기술주가 아닌 다른 산업군이 많다는 것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토마스 게이틀리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기술주가 아닌 다른 주식들을 찾기를 원하는 시점이었으며, 역내 주식에는 다른 산업의 주식들이 더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와 통화당국의 움직임은 향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주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기존 9.4%(평균)에서 8.9%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기업들이 생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내수 회복도 예상보다 더뎌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실물경제를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로이터는 인민은행이 오는 4분기 지준율을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칭 장하이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을 낮춘 목적은 금융비용 절감인데, 전반적으로 금융비용 절감 요구가 더 긴박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통화 완화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 성격의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로이터는 이르면 이달 20일, 늦으면 하반기 내 LPR이 소폭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LPR은 지난해 4월 이후 14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통화 정책뿐 아니라 재정 부양책도 거론된다. 블룸버그는 2분기 GDP 발표 후 중국은 지방채 발행을 늘려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2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하반기 적극적인 재정정책 및 건전한 통화정책을 통해 실물경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통화당국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중국 경기회복 둔화의 증거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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