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인난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장들이 노동자에 대한 혜택을 크게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더없이 열악했던 미국 노동 환경이 예상치 못한 계기로 개선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최근 휴일수당은 물론, 등록금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종업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도날드의 경쟁업체인 파파존스, 치폴레 등도 보너스, 보육 지원 혜택 등을 들고 나왔다.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들은 지난 달 직업 훈련, 근무시간 유연성, 급여인상 등 혜택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 5월 맥도날드는 일부 노동자들의 급여를 약 10%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2024년 평균 시급 15달러를 목표로 삼았다. 

WSJ는 경제봉쇄가 완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기존 저임금 노동 인력 보충을 위해 여러가지 당근을 들고 나섰다고 전했다. 요식업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가장 타격을 입은 부문 중 하나였다. 매출이 급락하면서 업체들은 수많은 직원들을 내보냈다. 그러나 백신 배포로 경제정상화가 속도를 내자 상황은 역전됐다. 식당의 종업원은 부족해졌지만, 다시 일을 하려는 이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4월까지 미국 채용은 930만개가 늘어났다. 전례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급증한 일자리에 비해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구인난의 영향은 이미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줄어든 식당도 있으며, 식당 수용 인원을 줄이는 곳도 생겨났다.

일자리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추가 실업급여다.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에 대응해 미국 연방정부는 주당 실업급여를 600달러 추가 지급하는 파격적 부양안을 내놓았다. 이후 추가 실업급여의 규모는 300달러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실업자들의 삶을 지탱시키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추가 실업급여 지급은 오는 9월 6일 종료된다. 다만 지나치게 넉넉한 실업 급여는 노동자들의 구직 의지를 를 꺾어 구인난을 악화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때문에 일부 주는 이미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해서 예정보다 빠르게 실업급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장 손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든다면 노동자들을 일터로 되돌려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업급여 축소가 노동자 부족 현상을 쉽게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3개 주를 제외하고는 이들이 받는 실업급여는 일터로 돌아가 버는 돈보다 적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라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로 돌아갔어야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한 보고서 역시 실업 급여만으로 충분히 수입을 충당할 수 있는 가정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6월 17일에 나온 BTIG 보고서는 "실업급여 만료로 인력난이 해소될 것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BTIG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업수급자의 6%만이 실업급여가 끝나면 복직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14%만이 전 직장의 임금보다 실업급여를 더 많이 받고 있었다. 이전 직장과 비슷한 수준 혹은 그 보다 더 적은 돈을 받아도 실업 상태를 택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포브스의 톰 스피글 선임기자는 "1968년 연방 최저 임금은 시간당 1.60달러였지만, 2021년도의 연방 최저 임금은 7.25달러에 불과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할 지렛대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원격근무의 유연성과, 일과 삶의 균형, 더 나은 근무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바뀌었다는 게 스피글의 지적이다. 

특히 팬데믹 속에서 급격히 늘어났던 재택근무는 원격 근로자들이 더 큰 업무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와 가족에 대한 보육이 여전히 필요한 이들도 많다. 

스피글은 "코로나19 이전까지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부당하게 대우하는 직장을 떠나기로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근로자들은 거의 없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노동자들 우위로 접어들면서 노동자로서의 권리와 혜택을 중시하는 이들이 더 늘었다"고 짚었다. 이어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높은 급여 대신 비참한 삶을 선택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