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도수 안경' 온라인 판매 정책 추진에 한 달 동안 반대 청원만 6건
  • 안경사들 "전문성 무시하는 온라인 판매 정책 철회해야" 청원에 2만7000명 동의
  • 미국서는 11년 전부터 도수 안경 온라인 판매…찬성 측 "가격 부담 낮아질 것"
  • 대한안경사협회, 정부 정책 추진 대응 위해 최근 연구 용역까지 발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 국민 눈 건강 위협하는 정부 정책 반대한다."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에 2만7000명 이상이(7일 오후 2시 기준) 동의했다. 기획재정부(기재부)가 '한걸음 모델' 사업으로 안경 온라인 판매서비스를 추진하자 안경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걸음 모델은 정부가 신사업을 도입할 때 이해 관계자들의 갈등을 중재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제도다. 하지만 안경업계는 국민 눈 건강 우려와 영세 사업자 영업권 침해를 근거로 안경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판로 개척이 될 수 있다며 안경 온라인 판매를 지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청원은 지난달에만 총 6건에 달한다. 5일에 한 번꼴로 올라온 셈이다. 청원마다 제목은 다르지만 모두 안경 온라인 판매 추진을 중단하라는 내용이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한걸음 모델 신규 과제 중 하나로 안경 온라인 판매를 꼽았다. 현행법상 도수가 있는 안경은 의료기기에 해당해 국가전문자격시험을 통과한 안경사가 있는 오프라인 안경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서도 안경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안경 온라인 판매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안경업계는 해당 정책이 안경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한 청원인은 "안경은 대면 검사와 조제, 가동, 피팅 등 여러 과정을 거치는 전문 분야다. 또 안경 온라인 판매는 국민 눈 관리와 관련해 보건 의료 분야를 퇴보시키는 탁상공론 행정이며 부처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안경사협회도 기재부 앞에서 삭발식을 하면서 강력하게 반대했다. 김종석 협회장은 지난 1일 삭발식에서 "안경 온라인 판매로 온라인 업체가 이윤을 추구할지는 모르나 5만 안경사들은 고용을 박탈당할 것이다. 또 안경 관련 분야 30만 가족들의 생존권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석 대한안경사협회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집회'에서 삭발식을 했다. [사진=대한안경사협회 유튜브 채널]
 

반면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안경 판매 서비스 희망 업체인 딥아이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경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는 더 편리해지고 안경 구매 빈도도 늘어 안경원에게는 업권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온라인 기술과 서비스를 모든 안경사에게 플랫폼 형태로 공개할 계획도 있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도수 안경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에서 2010년에 설립된 와비파커는 도수가 있는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안경 시장 판도를 뒤바꿨다. 소비자가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 안경테 5개를 고르면 무료로 배송해준 뒤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에 대해 맞춤 제작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송료는 없다. 와비파커는 이런 판매 과정을 통해 기존 안경 가격을 5분의1까지 줄이면서 창업 5년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올랐다. 회원 수가 1만8000명에 달하는 안경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안경 온라인 판매로 가격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반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화의 장이 열리기도 전에 안경 온라인 판매를 두고 이해 당사자 간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자 기재부는 온라인 판매 허용 방침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3분기(7~9월) 이전에 상생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9월 전에 타협안을 모색해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협회 측은 안경 온라인 판매 대응을 위한 논리 만들기에 나선 상태다. 협회는 지난달 23일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안경 온라인 판매 대응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협회는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를 활용해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 내용은 안경 온라인 판매 정책에 따른 △의료서비스 저하 △경제 편중 변화 △시력 관련 질병 부작용 등이다. 연구 용역비는 1200만원이다.
 

[사진=아주경제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