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C, '세계 4위' 산업소재 사업부 통매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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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7-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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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가 산업소재 사업 부문의 통매각을 결정했다. 회사 내 산업소재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 추이, SKC의 높은 차입금 의존도, 타 사업 부문 투자의 필요성 등을 두루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C는 인더스트리(Industry) 소재(구 필름, 이하 산업소재) 사업 부문을 통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예상가격은 1조2000억원에서 2조원이다. 현재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태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출처=SKC홈페이지]
 

SKC는 이번 매각 작업을 통해 다소 복잡했던 사업 구조를 2차전지 소재 사업과 반도체 소재 사업 등 2개 핵심 사업군으로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SKC는 실리콘 음극재 기업 인수를 시도하는 한편 지난달 말에는 손자회사이자 SK텔레시스의 자회사인 SKC인프라서비스 지분 100%를 팬택C&I에 매각하면서 통신망 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도 했다.

SKC의 산업소재 부문은 현재 산업∙광학∙포장용 PET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SKC(국내)가 약 12만톤, SKC의 미국 법인이 약 7만 톤, SKC(Jiangsu) 하이테크 플라스틱 (중국 법인)이 약 4만 톤을 각각 생산하면서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4위의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SKC의 산업소재 사업부는 지난해 SKC 연결기준 매출의 36.7%를 담당하는 사업 부문으로 전체 SKC의 사업 부문 중 매출액이 가장 많다. 실적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최근 5년간 산업소재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SKC 전체 영업이익률을 상회한 적이 없다.

다만, 최근에는 개선세에 있다. 2019년 이후 자체적인 개선 노력과 코로나19 이후 △TV 수요 증가로 인한 광학용 필름 판매 확대 △비대면 문화 확대 △대체에너지 전환 속도 확대 △친환경 관련 수요 확대 등으로 산업 필름 사업부 관련 수요가 늘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16년 이후 저수익 제품(EVA 라인) 사업 부문은 철수하고 투명 PI 필름 등 고부가제품 설비 투자 등에 투자를 집중했다"라며 "이 같은 노력은 2019년 이후 수익성 개선 효과로 가시화됐고, 구조조정도 어우러져 영업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산업소재 부문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 강도가 높고, 원재료 가격 변화에도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영규 연구원은 "높은 경쟁 강도로 전방 교섭력이 열위해 업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에 따른 실적 변동폭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업소재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은 쓰임새가 분명하다. SK그룹과 연동되거나 회사의 성장 동력이다.

SKC의 화학 부문은 SK그룹의 석유화학 밸류체인과 맞물려 돌아간다. SKC는 SK종합화학으로부터 프로필렌, 벤젠 등 기초유분을 공급받아 프로필렌옥사이드(PO), 프로필렌글리콜(PG) 등 산화프로필렌 계열 제품과 스티머모노머(SM) 등을 생산한다. 특히 스티머모노머는 원재료의 조달처인 SK종합화학에 재판매할 뿐만 아니라 SK종합화학과 유틸리티, 파이프라인 등 일부 설비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SK종합화학 역시 SK에너지로부터 나프타(Naphtha)를 공급받으며 공고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 외 동박 사업 부문은 SK 그룹 차원에서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사업 부문이다. 반도체 부문 역시 반도체 계열사인 SKC솔믹스의 지분 100%를 지난해 공개 매수하는 등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또한 SKC의 현재 재무상태를 감안하면 기업 전체로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태다. 차입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시점으로 SKC의 연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9%다. 자산의 절반 수준을 빌려서 취득했고, 여기에서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한다.

SKC의 차입금 의존도는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하면서 악화됐다. 2018년 말 기준 38%였던 SKC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9년 42.4% △2020년 47.8% △2021년 1분기 49%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SKC 그룹의 최고 히트 상품인 동박 사업 부문(SK넥실리스)에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중기적으로 SKC는 정읍에 위치한 동박 5, 6공장 외에 말레이시아(사바주 코타키나발루시 KKIP 산단)에도 생산 능력 4만4000톤 수준의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유럽 등지에도 동박설비 추가증설도 검토 중이다.

SKC는 SK넥실리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지만 IPO는 복합적인 상황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은 "넥실리스의 IPO는 SKC 주가 하락 위험, SK넥실리스 합병, SK그룹 내 중국 왓슨 지분 확보 등이 맞물리며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특히 SK그룹 내 수장들 간 역학관계도 큰 변수로서 IPO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에 대해 SKC 관계자는 "현재 검토된 바 없다"면서 "SKC는 모빌리티, 반도체, 친환경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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