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날개 잃은 ‘검은 오리’.. 위기에 빠진 저우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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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7-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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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말린 오리고기 체인점 저우헤이야

  • 2002년 설립 후 2016년 홍콩 상장까지 승승장구

  • 최근 3년간 매출 하락 겪어... 고급화 전략 실패

  • 매장 수 확대, 콜드체인 구축 등 위기 극복 나서

저우헤이야 매장 [사진=웨이보 갈무리]

“검은 오리의 날개가 꺾였다.”

중국 말린 오리고기 체인점 저우헤이야(周黑鴨)의 최근 상황을 묘사하는 말이다. 작은 소매점으로 시작해 14년만에 중국 전역에 수 천개의 매장을 두며 ‘성공신화’를 그렸던 저우헤이야가 최근 3년 간 매출 하락에 시달린 게 배경이 됐다.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실시한 고급화 전략이 독이 됐다는 평가다. 맛의 차이는 크지 않은데, 타 업체 제품에 비해 1.5~2배 가량 비싸진 가격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저우헤이야는 위기 극복을 위해 신메뉴 개발과 매장 리뉴얼, 적극적인 매장 수 확대에 나섰다.
작은 포장마차로 시작해 대형 프랜차이즈로... 자수성가 대명사
사실 저우헤이야는 ‘자수성가 창업 신화’의 대명사로 불렸다. 2002년 19세의 어리고 가난했던 한 청년이 우한(武漢)에 연 작은 포장마차식 가게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당시 저우푸위(周富裕) 저우헤이야 창업자는 생계를 위해 ‘푸위과이웨이야뎬(富裕怪味鴨店)’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었다. 처음에는 워낙 가게 규모가 작았던 탓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점점 독특한 소스 맛이 입소문이 나며 손님이 몰렸다.

중국 36커에 따르면 저우푸위는 당시 생활 환경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장사에 임했다고 한다. 하루에 20시간씩 오리 가공육에 대해 공부했고, 소스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3년 뒤인 2005년엔 저우헤이야 상표를 등록하고 오리고기 가공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체인점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저우푸위는 체인점 경영에는 무지했다. 당시 회사에는 44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대부분 가족이었다. 그는 한단계 도약을 위해 전문 인력을 고용했고, 효과가 나타났다.

전문 인력들의 탁월한 경영으로 저우헤이야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창업 체인으로 거듭났다. 투자수익률이 높았다. 직영점 한 곳당 하루 매출은 1만 위안(약 175만원), 연 매출은 360만 위안에 달했다. 저우헤이야 관계자는 “새로 체인을 연 뒤 2~6개월 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도 잇따랐다. 2012년 투자전문기업 톈투(天圖)와 IDG로부터 각각 3000만, 1억 위안을 투자받았다.
매출과 이익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저우헤이야의 매출은 2013년 12억1800만 위안에서 2015년 24억3200만 위안으로, 순익은 2억6000만 위안에서 5억5300만 위안으로 각각 2배 가량 늘었다.

이런 성과는 곧 상장으로 이어졌다. 2016년 저우헤이야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당시 저우푸위 부부의 순자산은 86억 위안에 달했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난 것'이다.
2016년 홍콩 상장 2년 후 매출 하락세
그러나 상장 2년 만에 저우헤이야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쟁 업체들에 크게 밀리면서 매출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2018년 저우헤이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 하락한 32억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익은 전년 대비 29.1% 감소한 5억4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0.5% 하락한 31억86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익은 4억7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4.6% 줄었다.

저우헤이야와 함께 말린 오리고기 체인업계 3인방으로 불리는 줴웨이(絕味), 황상황(煌上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길거리 노점상들까지 가세하며 저우헤이야를 위협했다.

상장 후 시작한 고급화 전략도 문제가 됐다. 저우헤이야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콘셉트로 2018년 가격을 크게 올렸다. 당시 저우헤이야의 객단가는 63.66위안으로, 줴웨이의 객단가 30위안 이하와 크게 차이가 났다.

더 좋은 고기와 재료를 사용했다지만, 같은 종류의 음식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자 고객들이 하나 둘 씩 떨어져나갔다고 36커는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영향을 미쳤다.매출과 순익 감소폭은 더 늘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5% 줄어든 21억8200만 위안, 순익은 62.9% 줄어든 1억5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신메뉴 개발하고, 매장 수 확대... 위기 극복 총력
저우헤이야는 매장수 확대와 메뉴 개발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모습이다. 지난해 쓰촨 매운맛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한데 이어 올해도 뼈 없는 오리발, 오향 오리목 등 다양한 신 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저우헤이야의 신메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해 신메뉴 효과에도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또 저우헤이야는 매장 수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2021년 5월 말 기준 저우헤이야의 프랜차이즈 직영점 수는 2000개가 넘는다. 이를 2023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4000~5000개로  늘린다는 게 저우헤이야의 목표다.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지난 1월 새로운 공장 문을 연 데 이어 내년엔 화시 지역 공장이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장에서 매장까지 ‘콜드 체인’ 시스템을 통해 신선하게 제품을 배송하는 물류 체인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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