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 "카카오 20만원 간다…크래프톤은 과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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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06-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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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빈 기자]
 

"카카오의 현재 주가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신사업의 성장성이 반영돼 상승한 결과다. 신사업의 실적 등 실체나 윤곽이 드러나는 내년 1분기 전까지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만원도 충분히 가능한 주가다."

지난 21일 상상인증권 본사에서 만난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의 향방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내달 상장 예정인 크래프톤의 주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2019년부터 상상인증권에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동부증권과 이베스트증권, 메리츠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게임개발사와 2차전지 기업에서 실무를 수행한 이력도 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인터넷과 게임, 2차전지, 통신장비 등이다.
 
카카오주가 20만원도 충분… 크래프톤은 ‘과대평가’
그는 카카오 주가가 올해 꾸준히 오를 것으로 봤다. 20만원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 상승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핀테크 등의 성장성이 선반영된 결과로, 새로 진출하는 분야에서 패권(헤게모니)을 거머쥘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며 “앞서 내놓았던 카카오택시의 선례를 통해 플랫폼 사업이 신사업에 진출했을 때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을 증명한 바 있어 새로 진출하는 분야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런 선례를 고려하면 새로 출범하는 '카카오뱅크' 역시 향후 5년, 10년 동안 은행업의 '헤게모니'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주가는 연중 내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만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크래프톤 주가는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약 45배로 산출한 상황인데, 2020년과 2021년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한 수치”라면서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게임사 실적이 최고 호황이었던 시기인 만큼 긍정적인 시각이 강하게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또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 등을 동종기업(피어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이것 또한 무리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동종업계 시가총액과 비교해봐도 명백한 고평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업계 1위 NC소프트의 시가총액은 18조원으로 코스피 20위권에 그친다. 지난해 기준 NC소프트 매출액은 크래프톤보다 약 7000억원 높다. 그럼에도 공모가 상단 기준 크래프톤의 시총은 29조~30조원에 달한다. 또 따상을 하게 되면 시가총액이 55조원을 넘어서는 셈인데, 이는 시총 8위 현대차(약 51조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는 상장 후 시장에 풀릴 매물이 많은 점도 부담으로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구주매출 기준 300만주가량이 매각될 예정인데, 대규모 물량이 풀리는 만큼 주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 보호를 위해서라면 보호예수를 걸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크래프톤에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해외매출 비중이 90%를 넘어 성장성이 높고 대표게임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입지를 다진 배틀로얄 장르의 경쟁력도 갖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향후 세계관(IP)을 활용한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할 여지도 존재한다고 봤다.
 
게임주 고점 후 하락? "하락장 시 방어주 역할 가능해"
그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로 게임주가 피크아웃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피크아웃 우려가 나올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게임주의 성수기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시기로 추운 날씨나 방학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셀 때 게임 이용자 수가 증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엔터주, 레저주 등이 게임주에 비해서는 전망이 좋은 상황”이라며 지나친 우려는 경계했다.

코로나19 해빙에 따른 호재도 존재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중국 내 게임 유통 허가권인 '판호' 취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주가가 3~4분기에 부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 1~2분기에는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을 내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차별화되면서 옥석 가리기 장세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동성 축소가 시행될 경우 방어주 역할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게임산업은 기본적으로 수주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영역과는 차별화되는 게임주만의 강점”이라며 “또 웹툰이나 영화, 드라마 등으로 IP가 이어지는 투자 확장성을 갖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초대형 IP 보유 기업을 주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적·배당성향 높은 조이시티·미투젠 주목해야…장투는 펄어비스
그는 IT 및 게임주 중 추천할 만한 종목으로 조이시티와 미투젠, 펄어비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게임주는 실적과 배당성향, 실적개선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옥석가리기 형태로 흘러갈 전망이다. 따라서 지난해나 올해 초처럼 대부분의 종목이 오르는 추세는 사라지고 개별종목 위주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별종목 중 안정성(펀더멘탈)이 높은 주식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형 게임 개발사 중 실적과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으로 조이시티와 미투젠을 꼽았다. 조이시티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미투젠은 소셜카지노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게임주의 경우 각 회사의 경쟁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자금이 NC소프트나 크래프톤 등 우량주에만 쏠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조이시티와 미투젠은 매출성장률과 배당률이 높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펄어비스도 좋은 게임 회사인 만큼 추천목록으로 이름을 올렸다. 게임개발력이 높은 회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자체 게임의 수준이 우수하고 경쟁사가 만들지 못하는 영역에서 도전을 이어가며 빛을 보고 있다”며 “개발력의 경우 글로벌 기업과 견줘봐도 최상위권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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