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주 오가며 관례 깬 이준석 “여의도의 새로운 표준”

대전·광주=김도형 기자입력 : 2021-06-14 14:46
국립서울현충원 대신 대전현충원…영남 대신 호남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부터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한다.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조문했다. 첫 행보로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을, 영남이 아닌 호남을 찾은 것으로 기존 보수 정치권의 관례를 깨는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뒤 천안함46용사 묘역에 분향 후 헌화했다. 이어 천안함 실종자 수색 도중 숨진 한주호 준위 묘역,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마린온 헬기 순직 장병 묘역 등을 차례로 찾아 참배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보수정당이 안보를 많이 언급했지만 보훈 문제 등 사건 사고 처리에 관해선 적극적이지 못한 면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특히 최근 여권에서 불거진 천안함 막말을 5·18 망언에 빗대면서 “우리가 5·18 등 과거의 아픈 기억을 왜곡하는 분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엄정 대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천안함 폭침 등으로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도 왜곡 없이 그분들을 기릴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묘역을 찾아온 천안함 장병의 유가족들과 대화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장병의 아버지는 “아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게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고, 이 대표는 “꼭 그렇게 하겠다. 앞으로 자주 인사드리겠다”고 답했다.

통상 정당의 대표들은 첫 일정으로 전직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서울현충원을 참배해 왔다. 대전현충원 참배는 보수정당의 가치인 ‘안보’를 한층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과 같이 널리 이름이 알려진 분들뿐 아니라 20살 남짓한 나이에 꽃피지 못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제 또래의 용사들까지 기리고 추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광주로 이동한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했던 호남 동행 행보를 이어가겠단 뜻을 밝혔다. ‘안보’라는 가치로 기존 지지층을 묶는 동시에 중도 외연 확장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 대표는 ‘전두환씨가 항소심 첫날인데 출석하지 않을 것 같다’는 지역 기자의 질문에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광주 시민을 아프게 했던 언행에 대해 국민의힘은 김종인 체제에서 많은 반성을 했다. 이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항상 공감한다”며 “그 정신을 잘 교육받았기 때문에 다시 우리 당에서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과거의 잘못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호남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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