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人사이드] 트럼프 "중국에 코로나 배상금 1경원 물어야"...SNS 정지에도 여전히 '거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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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6-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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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분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 곳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가장 애용했던 트위터가 영구 계정 정지 처분을 내린 데 이어, 페이스북은 '2년 간 퇴출'을 결정했다. 페이스북은 오는 2023년 중 트럼프 발언의 '공공안전 유해성'을 재평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산하 독립감독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최종적으로 2년 동안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앞서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지지자들의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를 온라인에서도 선동했다는 혐의로 사태 다음 날 무기한 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 폭력 사태를 유발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규제 당국이나 정치권의 구체적인 합의가 없던 상태에서 나온 기업의 자의적인 규제가 '발언의 자유'를 훼손할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독립감독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조처를 재검토했으며, 지난 5월 처분 권고를 무기한 정지에서 잠정 정지 수준으로 낮췄다. 당시 감독위는 향후 6개월 이내 최종 조처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이날 감독위는 SNS 플랫폼이 '알 권리' 가치와 사실 여부에 관계 없이 정치인과 유명인의 발언을 조회수에 따라 더 비중 있게 노출하던 관행을 재검토하고 향후 트럼프 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유력 정치인들이 올리는 ‘뉴스 가치 있는’ 포스트를 다루는 방식도 변경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도 폭력성 있는 콘텐츠라도 ‘뉴스 가치가 있거나 대중의 이익에 중요할 경우’엔 그대로 남겨 두기로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뉴스 가치 있는 콘텐츠’란 면책 조항을 좁게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치인의 글에도 일반인과 똑같은 규제를 적용하고, 폭력성이 있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게시물이라도 '뉴스 가치'가 있거나 대중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엔 자의적으로 삭제하지 않고 남겨두겠다는 개선책을 발표했다. 다만, '뉴스의 가치가 있는 게시물'이란 면책 조항 적용 범위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의회 폭력 난입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평가되는 트럼프에 대해선 주기적으로 '위해성'을 재평가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이번 조처가 종료하는 2023년 1월에 다시 트럼프의 발언에서 '공공안전을 위협할 만한 요소가 사라졌는지'를 재평가하고 계정 정지 여부도 재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같은 날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기업의 일'이라며 선을 긋는 한편, 이런 조처에도 트럼프가 변하진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트럼프가 이런 플랫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2년 동안 얼룩말의 줄무늬가 사라지진 않을 것 같다고 느낀다"고 비꼬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배포한 성명.[자료=페이스북]

 
아랑곳 않는 트럼프...중국에 1경원 코로나 보상금·관세 100% 매겨야"

실제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에서 퇴출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영향력은 눈에 띄게 약해진 모양새지만, 다음 대선에서 재기를 노리는 트럼프는 여전히 정치 행사에 활발히 참석하며 꾸준히 가짜 뉴스와 비방 등 거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자체 SNS 플랫폼 개발을 모색해오던 트럼프 측은 지난 5월 '미국을 구하라'라는 자신의 공식 누리집에 '도널드 트럼프의 책상에서'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재출마를 목표로 유세 활동과 정치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개설한 창구로, 트위터 거의 똑같은 형태를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블로그는 방문자 수가 저조했던 이유로 분노한 트럼프가 개설 1개월 만에 폐쇄를 지시했다.

이곳에 올라왔던 게시물을 다른 SNS로 공유하는 기능인 '사회적 관심도(Social engagement)' 횟수는 개설 첫날에는 15만9000건을 기록했지만, 다음 날부턴 곧바로 3만건 이하로 떨어져 하루 1만5000건을 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로그 폐쇄 전 마지막 날 올라왔던 게시물의 공유 횟수는 불과 1500건에 그치기도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폐쇄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로그 모습.[자료='미국을 구하라' 누리집]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원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유세 행사에 자주 얼굴을 비치며 자신의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선거 사기' 허위 주장 등의 각종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5일 트럼프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중국 정부의 실험실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민주당과 '이른바' 전문가들도 인정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전 세계가 최소 '10조 달러'(약 1경1165조원)에 달하는 손해 배상금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지의 (전 세계 코로나19) 피해가 그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적은 액수"라며 모든 국가가 중국과의 채무 계약을 집단으로 취소해 피해 배상 선금으로 받아내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매우 소심하고 타락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서는 "그는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홍보맨이지만, 훌륭한 의사는 아니다.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을 비롯한 모든 사안에서 틀렸다"라고 깎아내렸다.

전날 파우치 소장은 언론의 정보 공개 청구에 따라 지난 1년 간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를 대응하며 주고 받았던 전자우편을 공개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공화당 행사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유튜브/폭스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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