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코리아’ 본입찰 디데이, 롯데·신세계·SKT·MBK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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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입력 2021-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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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신세계, SK텔레콤+MBK파트너스 합종연횡도 관심

  • 희망가 5조원대 아닌 4조원대 '빅딜' 가능성 높아

  • 한번 연기된 본입찰, '승자의저주' 우려에 또 연장될 수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각사 제공]


최대 5조원대 규모로 몸집이 커진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이 7일 디데이를 맞았다. 매각 주관사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이고, 매각 대상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3위 업체이자, 오픈 마켓으로는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롯데(롯데쇼핑·롯데온), 신세계(이마트·SSG닷컴), SK텔레콤(11번가), MBK파트너스(홈플러스) 등 유통·IT 강자들이 인수전에 모두 참여하는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곳이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번 인수전에 열의를 보이는 곳은 롯데와 신세계다. 각각 ‘롯데온’과 ‘SSG닷컴’이라는 오픈마켓을 갖추고는 있지만 매출 규모와 점유율 면에서는 네이버나 쿠팡,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옥션 등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어서다.

두 곳 모두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쥘 경우 단숨에 네이버와 쿠팡에 버금가는 이커머스 강자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에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이커머스 시장이 약한 홈플러스 역시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부족한 오픈마켓 시장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네이버+신세계  vs SK텔레콤+MBK파트너스 vs 롯데
이번 인수전 최대 관심사는 각 업체들의 합종연횡 시너지다. 롯데를 제외하고 현재 네이버와 신세계,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의 컨소시엄 구성이라는 의외의 변수가 생겼다.

각 업체들 모두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투자은행(IB) 업계 안팎에선 네이버와 신세계가 컨소시엄을 꾸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수 방식은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시나리오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동맹을 맺은 만큼 두 회사 모두 상대적으로 부족한 물류와 상품 구성 능력,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호흡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작년 온라인 쇼핑거래액 27조원인 네이버와 7조6000억원인 신세계 SSG닷컴에 20조원이었던 이베이코리아가 더해질 경우 5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연합체가 탄생하게 된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도 꾸준히 동맹전선에 대한 관측이 나온다. 11번가의 경우 작년 쇼핑거래액이 10조원에 달했다. 이베이코리아의 20조원을 더하면 연간 30조원의 거래액을 확보할 수 있고,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홈플러스가 가담할 경우 이 역시 무시 못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롯데의 경우 자금 확보와 간절함 면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롯데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 e커머스 부문 사장으로 지난 4월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앉혔고, 롯데쇼핑을 총괄하는 강희태 부회장이 지난 3월 주총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각오를 내비친 바 있다.

이베이 [사진=연합뉴스]

매각대금은 4조원대 안팎··· ‘승자의 저주’ 공포에 또 미뤄지나 

본입찰에 나서는 업체들은 대부분 이베이 측의 매각 희망가인 5조원대가 아닌 4조원대로 낙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자체 풀필먼트, 물류시스템 등 유형자산이 많지 않은 데다, 경쟁사 대비 배송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는 게 매각 대금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요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20년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이끌었고, 흑자를 내고 있지만 5조원대까지 인수가가 치솟는 것을 보면 쿠팡의 미국 상장으로 인한 거품도 적지 않다”며 “본입찰에 나서는 업체들은 무리하게 값을 높여 인수하고, 추가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재무 상태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지난달 중순께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이달 7일로 한 차례 연기된 것도 매각 대금에 대한 이베이 본사의 희망가와 예비입찰자의 눈높이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인수전에 나선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베이 입장에서는 더 높은 금액으로 매각하려 하고, 인수업체는 눈치작전은 벌이겠지만 더 적은 금액으로 매수하려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본입찰이 한 차례 연기된 만큼 이번에는 유의미한 결론이 나겠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진다 해도 이후에 실제 매각이 완료되기까지 몇 개월이 더 걸리고, 협상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무산될 수도 있는 만큼 끝까지 상황을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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