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르 대사 간담회] ①프랑스, 올해 말 세계 첫 '고준위 핵 폐기물 보관소' 시제오 건설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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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6-0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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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대사관, '핵 폐기물 관리를 위한 프랑스식 해법' 기자간담회

  • '재처리 기술 통한 연료 재활용·세계 첫 고준위 심지층 매립 처분'

이르면 올해 말 프랑스 정부가 세계 최초로 고준위 핵 폐기물 보관소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55년에 걸친 원자력 기술 연구의 결실이라면서, 해당 시설의 안전성과 선진성을 자부했다.

지난 2일 오후 필립 르포르 한국 주재 프랑스대사는 서울 서대문구 합동 소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핵 폐기물 관리를 위한 프랑스식 해법'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이 현장에 동석하고 △파스칼 쉑스 프랑스원자력청(CEA) 국제협력실 본부장(부국장급) △다니엘 들로르 프랑스방사성폐기물관리청(ANDRA·안드라) 국제협력실장 △필립 아트롱 프랑스 원자력발전 설비 업체 오라노(ORANO) 아시아 지사장 △뱅상 뒤푸르 프랑스전력공사(EDF) 일본지사장 등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2일 서울 서대문구 합동 소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필립 르포르 한국 주재 프랑스대사(가운데)와 차성수 한국원자력공단 이사장.[사진=최지현 기자]


이날 르포르 대사는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고 있는 어떤 나라라도 탈(脫)원전 결정 여부와 관계 없이 '핵 폐기물 처리'라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한국도 장기적으로 탈원전을 계획하곤 있지만, 지금까지 발생한 핵 폐기물은 물론 탈원전 기한까지 원자로가 가동하는 한 핵 폐기물은 계속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르포르 대사는 이어 "원자력은 프랑스에서 역시 주요 에너지원이자 2050년 탄소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정책의 핵심 요소"라면서 "하지만, 프랑스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경제·산업적 해답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르포르 대사와 쉑스 본부장은 프랑스 정부의 핵 폐기물 해결책의 두 가지 핵심 요소로서 사용 후 핵 연료 재처리 기술과 심지층 처분(Deep Geological Disposal) 등의 지하 매립 방식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핵 연료 재처리 기술의 경우, 오라노의 주도로 프랑스 북부의 라아그(La Hague) 공장 등지에서 50년 이상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현재까지 총 3만6000톤의 핵 폐기물을 재처리했다.

프랑스는 매년 10톤의 핵 폐기물을 재처리해 이 중 96%를 원전 연료(목스·MOX, 대부분 우라늄으로 구성되며 1%의 플라토늄을 함유함)로 재활용하고 나머지 잔여물은 부피와 독성을 각각 5배와 10배까지 줄이고 유리화(Vitrification)해 매립에 용이하도록 재가공한다.

이에 대해 르포르 대사는 "재처리 기술은 국가가 원자력 기술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면서 "매립이나 수조 보관 등의 직접 처분 방식보다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도 보다 경제적이고 순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르포르 대사는 핵 폐기물 지하 매립 방식과 관련해 "오늘 처음 한국에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해결 방안이 있다"면서 "프랑스 정부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폐장인 '시제오(CIGEO)' 착공에 들어가며 오는 2035년부터 가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해당 시설은 안드라의 주도로 프랑스 뷔르(Bure) 지역에 소재한 '뫼즈-오트마른 연구소(Centre de Meuse/Haute-Marne·CMHM)' 지하에 건립한다.

기존의 저·중준위 수준의 핵 폐기물을 지하에 매립하는 시설을 넘어 고준위 폐기물까지 처분하는 보관소는 현재 전 세계에서 프랑스와 핀란드, 스웨덴 등 3개국만이 추진 중이며 이 중 프랑스가 가장 먼저 첫 삽을 뜨는 것이다.

이에 대해 르포르 대사는 "해당 시설은 최소 향후 50만년 동안 방사선 유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라면서 "어떠한 환경적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이곳이 배출하는 방사선 수준은 서울과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비행하며 받는 방사선량의 10분의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시제오' 사업에 대해 설명 중인 파스칼 쉑스 프랑스원자력청(CEA) 국제협력실 본부장(오른쪽 위).[사진=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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