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재가동에도…완성차 업계 정상화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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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1-06-0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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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장기화에 공장가동 중단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문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멈춰 섰던 국내 완성차 공장 라인이 재가동에 들어갔다. 완성차 업계는 한숨을 돌리면서도 또다시 닥쳐올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GM) 경기 부평 1공장과 경남 창원 공장이 이날부터 정상가동했다. 다만 부평 2공장은 절반 감산 상태를 유지한다. 한국지엠은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며 GM본사의 지침에 따라 부평 2공장은 지난 2월부터, 부평1공장은 지난달부터, 창원공장은 이달부터 절반 감산에 들어갔다. 부평 1·2공장의 경우 지난달 일주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부평 1공장이 정상가동에 들어가며 한국지엠의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평 1공장은 한국지엠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2만5024대를 판매한 인기 모델이다. 부평 2공장은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창원공장은 경차 스파크를 맡고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에 잇따라 가동을 중단했던 현대자동차의 충남 아산공장도 지난 27일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중형 세단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지난 24~26일, 지난달 12~13일, 19~20일에도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또한 울산 5공장 2라인도 지난 17∼18일 휴업했으며 18일에는 울산 3공장도 휴업했다. 기아도 지난 17∼18일에는 멈췄던 광명 소하리 2공장을 정상가동하는 등 국내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최악으로 꼽혔던 '5월 반도체 보릿고개'가 지나면서 숨통은 트였지만, 안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언제든 다시 공장을 멈출 수 있다는 우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황이 일단락돼도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는 문제"라며 "공장 가동 중단이 당분간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량용 반도체가 전략물자화되면서 내재화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현재 국내 보급이 3%에 불과하고, 해외에서 97%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를 1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5월 2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투'를 예고하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도 완성차 업계에 고민을 더한다. 현대차에 이어 한국지엠 노사가 첫 교섭에 나섰지만, 올해도 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일자리 유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고용유지를 위해 특히 해외 공장보다 국내 공장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미국에 8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반발하고 있어 올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 노조도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각종 수당 신설, 특별 요구안 등을 제시했다. 특별요구안에는 부평 1공장에서 연간 23만대 이상 생산과 신차 투입을 확약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해 총 26차례에 걸친 임단협 교섭으로 협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파업이 이뤄지며 생산차질로 2만5000여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노조 측이 파업에 나서자 사측은 직장폐쇄로 대응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자동차도 노사 갈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산업은행 측이 구조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완전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이 매년 쉽지 않아서 올해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는 반도체 이슈도 있고, 상황도 좋지 않아 협상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5월 12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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