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록다운 기간 중 검문소를 기존 600곳에서 800곳으로 늘리는 등 이동제한 단속 강화에 나선다. (사진=말레이시아 내무부 페이스북)]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28일, 최근의 심각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6월 1일부터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업종 이외의 경제·사회활동을 전면 중단하는 록다운(도시봉쇄)을 전국에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기간은 14일까지. 이와 관련, 통상산업부는 30일, 제조부문에서 조업이 허용되는 18개 업종을 공표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경제계로부터는 급여보조 및 대출상환 유예 등 정부가 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무히딘 총리는 "(28일 기준) 하루 감염자 수가 8000명을 돌파했으며, 지금까지 감염자 수는 총 7만명 이상 확인됐다"면서, 의료기관의 대응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록다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레시이가 정부는 우선 1단계로 록다운을 14일까지 실시하고, 신규감염자 수를 줄이는데 주력한다. 이후 2단계로 4주간, 대규모 집회 등을 금지한 가운데, 추가로 경제부문 조업을 재개한다. 마지막 3단계로 현행 엄격한 활동제한령 체제로 복귀하는 것이 목표. 대부분의 경제부문의 조업재개 시기는 3단계 이후가 된다. 실제 2, 3단계 이행시기는 신규감염자 수 추이 및 전국 의료기관의 대응능력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무히딘 총리는 경제·사회활동이 중단되는 록다운 실시에 맞춰, 조만간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밝힐 것이라는 뜻을 시사했다. 아울러 전국 의료기관의 대응능력을 확대하며, 조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1일 백신접종 횟수를 늘려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자동차업종 등은 10% 출근 가능
통상산업부는 30일, 제조업 및 관련부문에서 록다운 기간 중에 조업이 가능한 18개 업종을 공표했다. 전기·전자제품, 석유·가스 등 13개 업종은 전 직원의 60%까지, 자동차, 철강 등 5개 업종은 10%까지 출근을 허용한다.
록다운 기간 중에 조업하는 기업은 기업의 조업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인텔리전트 매니지먼트 시스템(CIMS) 3.0'을 통해 조업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동 시스템 미등록 기업에 대해서는 31일 오후 1시부터 신규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 100만명 이상 실직 우려
록다운 실시 결정에 따라, 경제계에서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정부가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제조업자연맹(FMM)은 29일 성명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 충격에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금번 실시되는 록다운 조치는 사업 영속성과 고용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며, 100만명이 넘는 실업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기업에 대해 긴급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출상환 3개월 이상 유예 ▽급여보조금 제도 부활 ▽공적연금에 해당하는 종업원적립기금(EPF) 등의 거출금 지급정지·유예 ▽수출물량을 안고 있는 제조업의 경우, 생산능력의 50%까지 조업 허용 ▽항만, 창고, 물류서비스 등 수출입 관련 부문 조업 허가 ▽플랜트 등 24시간 운행해야 하는 업종 보수작업 용인 등을 촉구했다.
말레이시아경영자연맹(MEF)도 이날 성명을 통해, "복용할 수 밖에 없는 쓴 약"이라며 록다운에 대해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기업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급여보조 및 대출상환 유예와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 연맹의 사이드 후세인 회장은 "지난해 3월에 실시된 엄격한 활동제한령 당시처럼 경제손실이 하루 24억링깃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재무부는 당시 록다운을 실시하면 28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중소기업의 40%가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면서, "(록다운 기간 중 조업이 가능한)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업종에 포함되지 못한 영세기업은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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