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유서” “한때의 바람일뿐”…준스톤 ‘별의순간’에 중진들 ‘백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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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5-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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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인 장유유서 문화도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한 때 지나가는 바람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준석 후보의 돌풍이 이어지자, 여야 대선주자들까지 나서 ‘견제성’ 발언을 날리는 이례적인 장면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선전이 정치권 전체의 세대교체 움직임으로 번지자 기존 정치권 인사들의 백래시(backlash‧진보적 흐름에 대한 강한 반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 전 총리는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긍정적으로 보면 새로운 세대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선 관리라고 하는 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며 “영국에 (에드) 밀리밴드라고 하는 39세짜리 (노동)당 대표가 나온 적이 있다. 아마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오자 정 전 총리는 “젊은 후보가 정당 대표로 주목을 받는 것은 큰 변화이고, 그런 변화는 긍정적이며 정당 내에 잔존하는 장유유서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더 강한 비판을 내놨다. 그는 이 후보의 선전을 “한 때 지나가는 바람”으로 치부하면서, “안타까운 몸부림으로 국민들이 보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 정당이 될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30대 0선 정치인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통상의 정치 문법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들이 이 후보를 공격하면 할수록 이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은 커지기 때문이다.

관심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은 ‘비판을 받는 만큼 체급이 커진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2등 주자가 3등이 아닌 1등 주자만 공격하는 선거의 공식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중진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됐다는 지적이다.

후보들은 물론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후보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위적 세대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주호영 후보), “특정 세대를 대표하는 당 대표론 거침없는 확장이 어렵다”(나경원 후보). 이 후보가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점을 지적, 해묵은 계파 감정을 끄집어내 제 살 갉아먹기 논란도 자초하고 있다.

경선 룰을 놓고서도 기존 세력의 반발이 감지된다. ‘역선택’ 논란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4년 당 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 대상을 ‘일반 유권자’로 정한 뒤 한 번도 특정정당의 지지자를 배제한 적이 없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황우여)는 이번에 처음으로 국민의힘과 무당층을 대상으로만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잠정 결정했는데 특정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외에도 ‘당원 선거인단 할당제’ 등 기존에는 없었던 룰이 도입되고 있다. 

태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일반’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으면 민심을 두 동강으로 갈라놓으면 안 된다”며 “‘일반’ 여론조사라고 했으면 일반으로 가야 국민들이 우리 당을 따라올 것이고 우리 당이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당원들도 당에 대한 애당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변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개혁 그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2일 이 후보와 김웅 후보, 김은혜 후보의 신인 당 대표 토론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오세훈 서울시장),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고 함께하겠다”(원희룡 제주지사) 등의 목소리가 원외에서 표출됐다. 영남 초선인 서범수 의원은 “지금 이 바람은 특정 조직이나 계파가 만든 것이 아니다. 야권 개혁을 하라는 국민적 열망이요, 민심이 만든 태풍”이라고 했다. 강남 초선인 태영호 의원도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 돌풍을 일으켰다”면서 “지금 국민의힘은 바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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