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에서만 5000가구 이삿짐…'전세 불안' 가속화에 갭투자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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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5-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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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구 전셋값 이달 들어 0.01%→0.04%→0.07%로 확대

서울 강남구의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6월 임대차3법 완전 시행을 앞두고 강남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연간 아파트 입주 물량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서 멸실에 따른 이주 수요가 발생해 강남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를 가하는 상황에서도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보합 수준에서 움직이던 서울 서초구 전세가격은 이달 들어 △첫주 0.01% △둘째주 0.04% △셋째주 0.07%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1~4월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던 강남·송파구도 이달 들어 상승 반전하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이번주 서초구(0.07%)는 정비사업 이주수요로, 송파구(0.02%)는 잠실·신천동 일대 저가 매물 소진되며, 강남구(0.01%)는 학군수요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포 일대 전세 시장은 이사 수요와 맞물려 일찌감치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지난달 3일 역대 최고가인 25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도 지난달 18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새로 썼다.

2120가구의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를 시작으로 3주구와 방배 13구역 등에서 본격적인 이주가 진행되면 서초구에서만 5000가구가량이 이삿짐을 새로 싸게 돼 전세 매물 품귀 및 전셋값 급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 수요는 늘어났는데 입주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5월 서울 입주물량이 2014년 7월 이후 6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0을 기록한 데 이어 6~9월 4개월간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52가구로 전년 대비 30% 쪼그라든다.

결국, 임대차법 시행 이후 치솟은 전세값은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이주수요까지 맞물려 갭투자자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제출된 주택거래 자금조달계획서 4254건 가운데 갭투자로 의심되는 거래는 2213건(52.0%)으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자금조달계획서상 보증금 승계 금액이 있으면서, 실제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거래한 주택을 갭투자로 분류하고 있다.

갭투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43.3%, 올 1월 45.8%, 2월 47.1% 등 40% 중반대를 유지하다가 3월엔 33.2%로 내려갔지만 지난달 52.0%로 치솟았다. 지난해 1월 이후 올 3월까지 서울의 갭투자 비율은 20.4(2020년 9월)~47.1%(2021년 2월)에서 오르내렸지만 50%를 넘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초구 57.5%, 강남구 53.1%, 송파구 51.8% 등 강남3구는 모두 50%를 넘었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의 이주 움직임으로 전세 불안이 가중되면서 전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일단 전세를 끼고 매입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서울로 보면 전세불안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올해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의 전셋값 흐름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남권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거주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갭투자 가능성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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