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장난꾸러기 둘리와 우리네 아버지 고길동이 살던 쌍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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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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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에서 우이천변에 둘리와 친구들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빙하 타고 중랑천의 지류 중 하나인 우이천까지 떠내려온 아기공룡 둘리를 아시나요? 장난꾸러기 둘리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도우너, 어른이 되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된 아버지 고길동까지······. 유년 시절 추억의 한켠는 이 만화영화가 자리하고 있지요. 최근 친근함 가득한 만화 속 캐릭터(주요 인물, 배역)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 '둘리뮤지엄'이 제 마음 속에 들어왔습니다. 어린 시절, 행복했던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지요.

80·90세대 부모들에게 '펭수'만큼 큰 인기를 누렸던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이 바로 쌍문동입니다.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가 둘리 만화를 집필했던 곳 역시 쌍문동입니다. 지난 2015년 쌍문동에 둘리뮤지엄과 둘리 테마(주제)거리가 조성됐습니다. 같은 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곳의 배경이 된 쌍문동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벽화를 보며 추억을 떠올리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 4월호에 처음 선보인 후 10년 4개월간 연재됐다. 이후 KBS 만화 영화로도 방영되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둘리가 빙하에 갇혀 떠내려오다가 고길동의 딸 영희에게 처음 발견된 곳이 '우이천'이다. 영희와 처음 만나고, 그렇게 고길동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인연으로 쌍문동은 둘리의 고향이 됐다.

도봉구는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우이천 쌍문교~쌍한교~수유교 구간 제방에 둘리 벽화거리를 조성했다. 벽화 길이만 무려 420m에 달한다. 단일 캐릭터 벽화 중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김수정 작가가 벽화 초안을 그리고, 벽화 전문가와 덕성여대 예술대학 학생 70여명이 벽화 그리기에 매진했다.

만화 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의 인기 장면과 둘리 탄생 이야기, 연재 당시 시대상을 담은 일화가 벽화 안에 생생하게 담겼다. 우이천 산책을 하며 2002년 월드컵, IMF 외환 위기 극복, 88서울올림픽 등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들을 떠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도봉구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 둘리뮤지엄도 있다. 중년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만화 속 주인공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재미를 선물한다.

뮤지엄동 1층 '매직어드벤처' 전시실에는 만화 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1996)' 이야기에 상호작용(인터렉션) 기술과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접목한 실감형 체험 전시물이 가득하다. 2층 2전시실 '코믹 테마타운'에서도 체험 전시물을 통해 둘리와 친구들의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다.

3전시실 '김파마의 작업실'은 둘리 역사관이라고 보면 된다. 김수정 작가의 쌍문동 작업실부터 둘리 연대기, 둘리 원화, 둘리 역대 캐릭터 상품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4전시실 '드림스테이지'는 시계추 그네, 대왕문어 미끄럼틀 등을 타며 신체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유아 놀이방이 자리하고 있다. 3층은 야외 미로공원과 통한다. 미로 곳곳에 숨어 있는 둘리와 친구들 조형물을 찾다 보면 옥상에 설치된 해적선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 있는 둘리 3차원 입체 영화(3D영화)는 지하 상영관에서 1일 4회 상영한다. 극장 옆 기획 전시장에서 체험형 전시인 '감성놀이 보일락말락 전(展)'이 6월 27일까지 열린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 애장판을 비롯해 만화의 고전 삼국지부터 신작 만화까지 비치한 '둘리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됐던 쌍문시장 골목 풍경[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옛 감성 곳곳에···응답하라 1988

이제 쌍문동의 명소로 불리는 '쌍리단길'로 가보자. 쌍문역 2번 출구 쪽에는 주민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는데, 이 골목을 '쌍리단길'이라 부른다.

주택가 골목에 옹기종기 자리한 작은 상점에는 옛 골목 감성이 묻어나 복고풍을 좋아하는 이들이 알음알음 찾아온다.

쌍리단길에는 가성비 좋은 파스타 맛집도 여럿 있다. 삼겹살 스테이크를 얹은 크림 파스타가 맛있는 '노말키친'은 양이 푸짐하면서도 값이 저렴해 단골이 많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파스타 전문점 '헬로'부터 베이컨 토마토 파스타와 새우 필래프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리얼 파스타', 쌀가루로 단맛을 낸 '화승꽈배기'까지 다양한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 '봄밤'에 나왔던 '쌍문동커피'도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소문이 났다. 40년 된 주택을 목재로 장식한 주인장 부부의 감성이 돋보이는 곳이다. 

복고 감성을 더 즐기고 싶다면 1970~1990년대 쌍문동 서민들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된 '쌍문역 3번 출구 앞 쌍문시장 골목'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사람 냄새 나는 골목 풍경이 퍽 정겹다. 물론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속 약국과 금은방, 덕선이네 집의 배경이 된 가게와 골목은 옛 추억을 고스란히 머금고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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