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1분기 당기순익 전년 대비 72% 급증

산업은행 HMM 평가이익 증가…대출금리 상승 따른 이자이익 확대 영향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조선업 호황으로 HMM(구 현대상선) 평가이익이 증가한 데다, 은행의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은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빠르게 늘면서 이자이익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감독원의 올해 1분기 국내 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000억원)보다 71.8% 급증했다.

국내 은행의 당기순익 급증은 산업은행의 순이익 증가 영향이 컸다. 지난해 1분기 4000억원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산업은행은 1년 만에 1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은 HMM의 주가변동에 따른 전환사채 평가이익 증가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1년 만에 9000억원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평가이익 증가와 한국전력 배당수익 등으로 영업외이익도 1조2000억원 늘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 증가한 4조1000억원을 보였다.

항목별로 보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 늘어난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자이익 증가는 운용자산 증가 영향이 컸다. 이 기간 운용자산은 전년 대비 9.7% 급증했다. 이 기간 국내은행의 이자수익자산 평균잔액은 1년 전보다 234조1000억원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1.43%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0.05%포인인트 상승했다. NIM이 상승한 것은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하락세를 보이던 예대금리차 역시 1.78%를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보다 0.06% 확대됐다.

여기에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대출 금리 상승도 이자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1월 2.27%에서 3월 2.77%로 상승했다. 지난 3월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는 2.88%로,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비이자이익은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감소한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과 외환·파생상품관련이익이 각각 1000억원, 2000억원 감소했다. 수수료이익은 1000억원 늘었다.

국내은행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27%포인트, 3.46%포인트 상승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 기준으로는 ROA가 0.59%, ROE가 각각 1년 전보다 0.02%포인트, 0.44%포인트 상승했다.

대손비용은 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데 따른 반사효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익 상승을 견인한 것은 이자이익으로 보인다"며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주요 대출의 금리가 상승한 데다,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우려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선반영한 점이 은행들의 이자이익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