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막차 떠났다"...'DSR 규제' 풍선효과 어디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기람 기자
입력 2021-05-03 13:5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서울 비강남권·수도권의 저가 아파트, 전월세시장, 아파텔 등 거론

서울 한 NH농협은행 영업창구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전체 규제지역에서 시가 6억원을 넘는 주택을 담보로 새로 대출을 받는 대출자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키로 하면서 이에 따른 '풍선효과'가 서울 비강남권과 수도권 저가 아파트, 전·월세시장, 아파텔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업계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6억원 이상 주택담보 대출이 막히면 자연스럽게 중저가 주택이나 대체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연 소득이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들은 큰 영향이 없는 반면, 중저소득자가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할 기회는 사실상 끝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대출이 제한되면 실수요자 수요는 중저가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강남권 집값은 많이 오른 상태여서 대출이 많이 필요하다. 차선책으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성북·동대문·구로·금천구 등 비강남권과 수도권 등 가급적 진입 장벽이 낮은 지역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중 83.5%는 6억원이 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서울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더 높다. 서울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평균 1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11억1123만원으로 11억원 선을 넘겼다.  경기도에서는 33.4%의 아파트가 6억원을 초과한다.

권 팀장은 "서울에서는 사실 나홀로 아파트 아니면 6억원 미만은 찾기 힘들다. 서울 출퇴근 수요를 받을 수 있는 인천 서구, 경기도 안양·수원 등 수도권 지역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실수요가 주택 매입을 포기하고 전·월세 임대시장에 머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파텔 같은 대체상품이나 빌라·다가구 주택으로 매수 세력이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저가 주택시장과 임대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대출 규모에 맞는 주택 매입을 고려하거나 임대시장에 시장이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다 싼 유형의 주택으로 몰릴 전망"이라면서 "아파트의 대체재인 아파텔과 가격이 저렴한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아파텔과 빌라 등에 대한 투자는 주의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팀장은 "빌라는 가격 측면에선 진입 장벽이 낮지만, 소규모 재건축으로 묶이면 분양권도 못 받고 현금청산을 당할 수도 있다"며 "오피스텔은 주택 수 포함 문제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르면 개인별 DSR 40% 규제 적용 대상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내년 7월부턴 모든 금융권 대출을 합쳐 2억원을 넘는 대출자에게도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2023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이 1억원이 넘는 대출에도 적용된다.

이는 빚투(빚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투자) 등 대출수요를 억제해 주택구입 실수요자들만 대출 받게 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담보 중심으로 심사하던 대출 관행을 소득에 기반한 DSR 중심으로 바꿔, '버는 만큼만 빌려준다'는 것이다.

DSR은 대출 심사 때 개인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