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무게는 벗어던져라...화려한 무대 위의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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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5-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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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뮤지컬단 '지붕 위의 바이올린'...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지붕 위의 바이올린’ 군무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1905년 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 아나테브카에 사는 테비예 가족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중심에는 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기존 생각을 바꾸는 아버지 테비예가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공연 한 편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 기념작으로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다. 가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새 시대를 포용하는 사랑의 가치를 탄탄한 서사와 웅장한 선율, 역동적인 군무를 통해 선보이며 큰 울림을 준다. 

대표곡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의 아름다운 선율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1964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상 11개 부문, 아카데미상 3개 부문, 골든 글로브상 2개 부문에서 수상한 고전이다. 2020년 영국 올리비에시상식에서 베스트 리바이벌(Best Revival)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 명작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창단 60주년 기념공연으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선택한 서울시뮤지컬단은 고전의 무게를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라는 작품의 주제처럼 원작의 매력을 묵직하게 그리면서도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따스함과 웃음을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냈다.

작품의 배경인 아나테브카는 목가적이나 동화적인 감성으로 표현됐다. 테비예와 딸들의 감정선에 따라 변화하는 무대조명은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찬란한 석양의 빛을 닮았다.

모자 위로 포도주병(와인병)을 올리고 춤을 추는 군무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무대 역시 기존의 틀을 벗었다. 다양한 색을 입힌 상징적인 무대와 영상이 흥겹게 배우들의 호흡에 맞춰 움직인다. 결혼식 장면에서 나오는, 모자 위로 포도주병(와인병)을 아슬아슬하게 올리고 춤을 추는 군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한진섭 단장은 “고전은 지루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뜨리는 작품”이라며 “다채롭고 역동적인 무대미술부터 빠른 음악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화려한 군무 장면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도살장이 라자르에게 딸을 시집보내기로 약속했지만 딸이 원하는 결혼을 시켜주기 위해 악몽을 꾸었다고 꾸며대는 ‘테비예의 꿈’ 장면도 화려한 영상, 특색 있는 무대배경과 군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3.6m에 이르는 키를 자랑하며 나타나는 악몽의 주인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번 ‘지붕 위의 바이올린’ 주인공인 테비예 역을 맡은 박성훈과 양준모는 사랑이 넘치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깊은 내면 연기를 통해 선보인다. 여러 차례 웃음을 이끌어내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두 배우는 노래를 통해 아버지 테비예의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공연은 오는 16일까지.
 

아버지 테비예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양준모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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