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이종결합 경쟁 시대...10조원 이상 '빅딜'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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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4-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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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아날로그 집적회로와 실리콘 웨이퍼 시장 기업결합 2건 승인

  • SK하이닉스-인텔, AMD-자일링스, 엔비디아-ARM 등 3건은 심사 중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반도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2건의 기업결합이 승인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인텔 등 3건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사업 구조 재편과 관련된 5건의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해 심사 중이며, 이 중 2건을 승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올해에도 전년 대비 8%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발전과 데이터센터의 증가, 비대면 경제 확산 등으로 수요가 급증해서다. 이런 가운데 인수 금액이 10조원을 넘는 대규모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시장은 설계, 프로세서(CPU·GPU),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분야별 강자가 비교적 뚜렷했다. 최근에는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동종업체 간의 수평적 결합뿐 아니라 이종업체 간 수직적·혼합적 결합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5세대 이동통신(5G) 등 혁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맥심, 글로벌 웨이퍼스-실트로닉 결합 승인
공정위는 동종 업체 간 기업 결합으로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맥심 인수 건 △글로벌 웨이퍼스의 실트로닉 인수 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인수 건을 심사했다. 

미국의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지난해 7월 미국의 맥심 주식 69%를 210억달러(약 23조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빛을 감지해 자동차 라이트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처럼 소리·빛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분리·증폭하는 기능을 하는 아날로그 집적회로(IC) 분야의 대표주자다. 자동차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맥심과 아날로그 디바이스가 결합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양사의 기업결합이 관련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고, 점유율 증가 폭이 6%포인트로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보고 승인했다.

글로벌 웨이퍼스의 실트로닉 주식 취득 건도 승인했다. 대만의 글로벌 웨이퍼스는 독일의 실트로닉 주식 50% 이상을 45억달러(약 5조원)에 취득하기 위해 지난 1월 공정위에 임의적 사전 심사를 요청했다. 임의적 사전심사는 주식 취득 등 계약 체결 이전이라도 기업결합의 경쟁 제한 여부를 심사받을 수 있도록 해 불확실성을 해소해 주는 제도다.
 

경기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공정위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것은 관련 시장에 다수의 강력한 경쟁자가 있고, 수요자가 삼성·TSMC·인텔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이어서다. 또 결합 후 시장점유율 28%로 2위가 되지만, 1·3위 사업자와의 점유율 격차가 각 5%포인트 이내에 불과해 향후 시장 내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웨이퍼스는 반도체 IC의 주요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시장 3위 사업자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실트로닉의 강점인 5G, IoT 분야에서의 신규 수요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SK하이닉스는 DRAM에 비해 부진한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보강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텔은 전체 매출의 10% 미만에 불과한 비주력 사업 부문을 정리해 AI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다.
 
신산업  대두로 이종업체 기업결합 활발
이종 업체간 기업결합으로는 △AMD의 자일링스 인수 건 △엔비디아의 ARM 인수 건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제조하는 미국의 AMD는 지난해 10월 AI 및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제조업체인 자일링스를 350억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AMD는 자일링스를 인수함으로써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산업의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부응하고, 5G·자율주행차·항공·방위 산업 등의 최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GPU 제조업체인 미국의 엔비디아는 작년 10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RM을 400억달러(약 44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엔비디아는 ARM의 CPU 설계 기술을 자사의 GPU 기술과 결합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로봇 공학 등에서 AI 컴퓨팅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분야의 1위 업체인 ARM 인수를 통해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가 반도체 분야의 시장 구조 재편에 지장이 없도록 가급적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관련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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