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효과’ 심해지는 중국 신에너지차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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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4-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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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중소기업 '부익부 빈익빈' 현상 가속화

  • 신에너지차 기업 3년새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

  • 강자독식 심화에...자금력 달리는 중소업체 도태

중국 전기차 3인방 (왼쪽부터) 샤오펑, 웨이라이, 리샹[사진=아주경제 ]

최근 고속 성장세를 구가하는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에 '마태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태효과란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현상은 일컫는 말로, 신에너지차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지난해 신에너지차 판매량 중 70%가 상위 10개 업체서 나와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누적 판매량은 114만1000만대로 전년 대비 22.9% 증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그만큼 신에너지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의미다.

그런데 판매량의 약 70%가 상위 10위권 업체들의 제품이었다. 즉 잘 나가는 업체들의 제품만 잘 팔린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에너지차 판매량 통계 범위에 해당하는 업체 중 중소 신에너지차 제조업체인 보쥔자동차(博郡汽車), 즈더우전동차(知豆電動車), 캉디전동차(康迪電動車), 화타이자동차(華泰汽車), 융위안자동차(永源汽車), 스쿵전동차(時空電動車), 링투자동차(領途汽車等) 등 7개 업체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제로(0)'였다.

설립 이후 누적 인도량이 1만대 이상인 업체들도 10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름이 많이 알려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아이츠(愛馳·AIWAYS)나 윈두(雲度·YUDO)의 지난해 판매량도 50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니 신에너지차 제조업체 숫자도 크게 줄었다. 중국에서는 2017년 신에너지차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당시 웨이라이(니오)와 샤오펑, 리샹(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3인방이 막 각광을 받기 시작한 때여서, 이들을 따라잡으려는 업체들이 무려 200여 곳이나 생겨났다. 그러나 2020년 말 기준 신에너지차 제조업체는 고작 40여 곳에 불과하다 3년 사이 약 80%에 달하는 업체가 문을 닫은 셈이다.

중국의 '테슬라'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탄생한 중소 신에너지차 업체들은 기존 완성차 업체나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율주행 등 신기술 개발에 힘썼지만, 부족한 자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가뜩이나 양극화 심한데···샤오미·바이두 가세하면 '마태효과' 더 도드라질 듯
문제는 이중에서도 앞으로 도태될 업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IT 대기업까지 신에너지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업체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 저명 투자자인 리펑(李豐)은 “향후 3년 안에 현재 중국 신에너지차 제조업체들 중 90%가 정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3년 후에는 바이두, 샤오미, 디디 등의 거물들이 업계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업체 간 양극화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잠재력은 엄청나다. 중국 신에너지자동차산업발전 계획(2021~2035년)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신에너지차 판매량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숫자로 따지면 연간 약 6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며, 그럴수록 마태효과도 더 도드라질 것이라는 게 리펑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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