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으로 줄어든 노바백스 백신…연내 집단면역 목표 달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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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1-04-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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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 당국, 당초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에서 1000만명분 도입하는 것으로 계획 수정

  • 도입 지연 가능성도 변수…올 한해 전체 백신 스케줄 차질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방역 당국이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연내 '집단면역' 실현 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목표치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바백신의 물량 축소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 정부가 다른 백신의 수급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전체 접종 스케줄의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실 노바백스 자체만을 두고 봤을 경우, 충분한 도입 및 효능 가치는 있다고 본다. 문제는 물량"이라며 "물량이 국민들의 면역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적합한 시기에 도입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수급 문제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바백스가 아직까지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2만~3만명 수준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대규모 접종 시에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는 모르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백신 도입을 신속하게 결정하기보다는 안정성 측면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 만큼,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 시일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3분기에 효능이 어느 정도 입증된 화이자, 모더나 물량 확보에 나서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통해 노바백스 백신이 빠르면 6월부터 완제품 출시가 가능해지고, 올해 3분기까지 2000만회분(1000만명분)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바백스 백신은 기술이전 방식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첫 코로나19 백신이다.

앞서 연초부터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과 관련해 올해 2분기 동안 4000만회분(2000만명분)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발표는 정부가 노바백스의 공급 물량을 절반가량 줄이겠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문제는 노바백스 공급이 물량 감소는 물론 시기까지 지연되면서, 국내 전체 백신 계획이 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연내 공급받기로 계약된 전체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1억5200만회분(7900만명분)이다. 하지만 이날까지 실제 국내에 들어온 물량은 겨우 337만3000회분에 불과하다.

상반기 중 공급이 확정된 물량은 1808만8000회분으로, 하반기에는 훨씬 많은 양의 백신이 도입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 발표 대로라면 이 기간 당장 2000만회분의 노바백스 백신 물량 부족분까지 발생한다. 1000만명분에 해당하는 물량이 빠른 시일 내 다른 백신으로 채워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시간이 넉넉지 않다.

노바백스 백신의 실제 접종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변수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제품뿐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영국, 유럽 등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긴급사용 승인을 내린 국가는 없다. 당장 상반기 내에 국내에서 허가 절차를 통과할 수 있을지부터가 확실치 않다.

노바백스와 함께 2분기에 도입될 예정이던 얀센 백신은 이달 7일 AZ, 화이자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코로나19 백신으로 허가를 받았다. 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지난 12일 식약처에 수입 품목허가를 신청, 허가 여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모두 노바백스보다 빠른 속도의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 역시 공개적으로 도입 속도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점도 접종 지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허가 전에 (먼저) 도입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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