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검찰총장 인선 앞두고 대구고검장 첫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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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김태현 기자
입력 2021-04-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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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수 고검장, 그간 정부정책에 비판적

  • 검찰 고위 간부급 사퇴 잇따를 듯

  • "법·원칙만이 유일한 버팀목" 내부망에 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을 수사했던 장영수 대구고검장(54·사법연수원 24기)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앞두고 나온 첫 고검장 사퇴다. 새 검찰총장 탄생과 함께 검찰 고위 간부 물갈이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장 고검장은 이날 법무부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전국 고검장 6명 가운데 첫 사의다.

그는 재직 기간 조상철 서울고검장·강남일 대전고검장·구본선 광주고검장·오인서 수원고검장·박성진 부산고검장과 함께 수차례 정부 정책이나 조처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징계하자 추 장관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공동성명을 냈다. 전국 고검장들은 "징계의 주된 사유가 총장 직무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된다"고 징계 결정을 비난했다. 아울러 "형사사법 영역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건 아닌지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내세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도입에도 반대 뜻을 밝혔다. 고검장 6명은 윤 전 총장 사퇴 나흘 뒤인 지난달 8일 회의를 열고 "형사사법시스템의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입법 움직임에 대한 일선 우려에 인식을 같이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다. 

정부와 번번이 대립해온 윤 전 총장에 이어 장 고검장이 물러나면서 검찰 고위 간부 사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차기 검찰총장이 결정되면 사퇴 인원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윤 전 총장 취임 전후로 고위 간부 15명이 스스로 검사복을 벗었다.
 

장영수 대구고검장. [사진=연합뉴스]


장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이제 때가 되어 검찰을 떠나려 한다"고 사직 인사도 남겼다.

그는 "어떤 상황·세력·처리 결과에 따른 유불리에서 벗어나 소신대로 밝히려는 원칙과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며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소신대로 밝혀내는 원칙과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장 고검장은 "개혁의 궁극적 목적이자 방법은 검찰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흔들림도 없이 법과 원칙대로 일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칠곡 출신인 장 고검장은 서울 대원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검찰에 입문해 법무부 법무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전지검장과 서울서부지검장을 거쳐 2020년 대구고검장에 취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당시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 수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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