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부족에 현대차 등 도미노 휴업…"장기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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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4-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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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오늘부터 일주일 간 울산1공장 휴업

  • 아산공장은 휴업 협의中…기아 화성공장 감산

  • 정부·자동차·반도체 업계 모여 해결책 모색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일찍이 감산에 돌입한 한국지엠(GM)에 이어, 비교적 재고를 확보해 뒀던 현대자동차·기아마저 휴업 및 감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장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라인 줄줄이 멈춰··· 부품업계도 위기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이날부터 14일까지 울산 1공장의 휴업을 결정했다. 울산 1공장에서는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 등을 생산한다. 아이오닉5에 들어가는 구동모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데 이어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결정타가 됐다.

중형 세단 '쏘나타'와 준대형 세단 '그랜저'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공장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노동조합과 아산공장 휴업을 협의 중이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오는 10일 특근을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아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등을 이유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준대형 세단 'K8' 등을 생산하는 경기 화성공장 특근을 이달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재고 관리를 잘해온 덕분에 수급 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잇달아 감산에 돌입하며, 위기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연초부터 줄줄이 일부 공장을 닫거나 생산을 줄이고 있다. 한국GM은 2월 8일부터 중형 세단 '말리부', 소형 SUV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인천 부평 2공장에서 50% 감산을 시행 중이다. 쌍용자동차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경기 평택공장 문을 닫는다.

자동차 부품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3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감산을 하고 있고, 72%는 수급 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봤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으로 매출이 약 606억 달러(약 69조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자체 생산 역량 갖춰야"

문제는 당장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민관 채널을 활용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확보를 위해 대만 정부는 물론 TSMC 측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2~3%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운드리 단계의 증산이 완성차 단계로 반영되는 데 2개월 이상이 걸려 수급 상황이 바로 나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자동차·반도체 업계와 함께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수급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역량을 높이고 기술 자립화를 촉진하고자 관련 부품 및 모듈의 긴급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는 세계 최강이지만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뒤져 있다. 이에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다품종 소량 생산인데다 첨단 공정이 아니라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자체 생산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머리를 모아 반도체 생산 라인의 일부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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