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 쌍용·르노·한국GM...법정관리·철수설 등에 판매량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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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4-0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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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GM)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각각 회생절차(법정관리), 노사갈등,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들 3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연초부터 판매량이 급감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외국계 완성차 3사의 1분기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줄어든 4만3109대에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 만에 최소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4만7035대)보다도 적은 판매량이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262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7517대)보다 27.9% 감소했고, 르노삼성차는 1만3129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9988대)에 비해 34.3% 감소했다. 한국지엠은 1분기 국내에서 1만7353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1만9044대) 대비 8.9% 감소했다. 

문제는 이들 3사의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쌍용차는 유력 투자자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지 못하면서 회생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회생법원은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HAAH로부터 인수 관련 최종답변이) 안 왔지만, 그냥 안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 같다"며 "빨리 의견을 달라고 해야 할 것 같고, 의견이 오지 않으면 더는 (투자 의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할 수 있다면 노사,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양보해서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회생절차로 몸집을 줄일 경우 투자 부담이 적어져 쌍용차의 새 인수자 모색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 공장.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차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아직 끝내지 못했다. 르노그룹이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르놀루션'이란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고,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가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탓이다. 여기에 소수 노조인 새미래노조가 대표노조에 파업을 멈추고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것을 요구하는 등 노노갈등까지 불거졌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8일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천 부평 2공장의 가동률을 50%로 유지하고 있다. 하루 생산량은 480대에서 240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가동률 축소가 장기화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부평 2공장의 생산 일정은 내년 7월까지로, 추가 생산 물량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구조조정이나, 공장폐쇄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 사측이 경남 창원과 제주의 부품 센터와 사업소 폐쇄를 추진하면서 노사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계 3사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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