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골프장 이용료의 끝없는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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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3-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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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천범 소장 "규제 없어…계속 오를 것"

바퀴 자국이 남은 골프장 잔디[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골프장은 코로나19 확산에도 호황이다. 야외 스포츠는 청정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남녀노소 골프백을 트렁크에 싣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보다 인산인해다. 수요가 많자, 골프장 사주들은 이용료(그린피·카트비·캐디피)를 은근슬쩍 올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핸들이 고장 난 8t 트럭처럼 대놓고 폭주 중이다.

23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코로나 사태 이후 폭등하는 골프장 이용료'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대중 골프장의 주중 골프장 입장료(그린피)는 지난해 5월 13만4000원에서 10월 14만6000원으로 8.9%(1만2000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15만3000원으로, 지난해 10월보다 4.8%(7000원) 더 올랐다.

주말 그린피는 같은 기간 18만1000원에서 19만4000원으로 7.1%(1만3000원) 뛰었고, 올해 3월에는 20만원으로 지난해 10월보다 3.1%(6000원) 증가했다. 

대중 골프장 인상의 여파로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도 올랐다. 비회원 주중 그린피는 지난해 5월 17만4000원에서 10월 17만8000원으로 2.3%(4000원) 증가했다. 올해 3월에는 18만4000원으로 지난해 10월보다 3.4%(6000원) 더 올랐다.

결론적으로 대중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지난해 5월을 기준으로 올해 3월까지 14.2%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회원제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 상승률은 5.7%에 그친다. 대중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의 상승률 차이는 약 2.5배다.

지난 1년간 그린피를 올린 골프장은 77.7%다. 회원제는 157개소 중 92개소로 58.6%에 불과하지만, 대중 골프장은 228개소 중 207개소로 90.8%에 달한다.

이로 인해 회원제와 대중제의 격차도 많이 줄었다. 2011년 그린피 격차는 주중 5만1700원, 주말 4만9300원이었다. 올해 3월에는 각각 3만1700원, 3만4400원으로 10년 만에 2만원씩 격차가 줄었다.

한편, 카트비와 캐디피는 회원제와 대중제를 막론하고 상승했다. 카트비는 약 3.5%, 캐디피는 약 4.8% 올랐다.

한 골퍼가 대중 골프장에서 라운드하기 위해서는 주중 평균 20만7000원, 주말 평균 25만4000원이 필요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0% 정도 오른 금액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이용료를 3~4월에 한 차례 올렸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틈만 나면 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에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됐다. 이날 오전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백신으로 인해 국내외에 집단 면역이 생기고, 막힌 비행기 길이 열린다면 국내 골프장 이용료는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점, 그리고 해외투어 비용(항공료, 숙박비 등)이 두 배 가까이 올라간 점 등을 이유로 '그린피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료를 규제할 마땅한 근거도 없다.

최근 양경숙·김승원 의원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안에는 편법 대중 골프장을 규제하겠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었지만, 이용료 규제에 대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대중 골프장은 2000년부터 개별소비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재산세율도 대폭 인하돼 큰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용료 규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계속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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