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LX① ‘LG서 독립’ 구본준, 3년 만에 새출발 닻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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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3-2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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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새 출발에 나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 고문은 LG오너 일가의 오랜 전통인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계열분리에 나선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구본준그룹의 신설 지주회사의 명칭은 LX로 정해졌다. 이미 상표권 특허 출원을 한 상태로 오는 26일 예정된 ㈜LG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설지주회사 LX홀딩스 사명과 지주사 분할계획 등이 승인되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게 된다.

 

구본준 LG 고문이 오는 5월 신설 지주회사(LX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사진=LG 제공]

 
LG상사 등 계열사 4곳 품은 LX홀딩스 5월 1일 출범

신설 지주사는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 자회사와 LG상사 산하의 판토스를 손자회사로 거느린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최근 특허청에 ‘LX’, ‘LX하우시스’, ‘LX MMA’, ‘LX 판토스’ 등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신설 LX홀딩스의 대표이사는 구 고문과 LG상사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송치호 고문이 맡는다. 자산 규모는 7조원 안팎이며 분리 기일은 5월 1일이다.

구 고문이 LX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면 3년 만에 새로 최고경영자 지위에 오르게 된다. 1951년생인 구 고문은 그야말로 70세 노익장을 발휘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 2018년 선대 회장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뒤, 구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가 LG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구 고문은 와병 중인 형(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그동안 부회장으로서 총수 대행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조카가 회장에 취임한 직후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장자 승계 원칙을 확고히 지켰다.
 

LG그룹이 출원한 ‘LX’ 상표 이미지 [사진=LG 제공]

 
구본준, 3년간 경영 공백 무색...LG 부활의 주역


3년 간의 경영 공백이 있지만, 구 고문은 그간 LG그룹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AT&T를 거쳐 금성(LG전자의 전신)반도체 부장, LG화학 전무, LG반도체 전무, LG반도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LG전자가 위기에 처하자 구원투수로 복귀해 4년8개월 동안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성장을 견인했다.

지주사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주력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도 함께 해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경영총괄체제를 유지하면서 역할을 넓혔다.

와병 중인 고 구본무 전 회장을 대신해 신사업 강화, 업적보고회 주재 등 그룹 경영을 두루 챙기며 대외적으로도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그를 ‘조용한 불도저’에 비유한다. 특히 제조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신설지수회사를 어떤 포트폴리오로 성장시킬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LG그룹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회사인 실리콘웍스(반도체 팹리스)에 대한 그의 투자가 과감하게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고문이 70세임에도 상당히 의욕적인 경영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신설지주회사의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후방에서 LG그룹을 지원사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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