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인플레 우려...부동산으로 번지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지연 기자
입력 2021-03-22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금융자산 과잉유동성 부동산으로 흘러들면서 압구정 일대 가격 급등

  •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양극화...화폐 가치 하락하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 재현 우려"

[압구정동 아파트.연합뉴스]


주식·비트코인 등 금융자산에 몰려 있던 과잉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고 있다.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와 내년 대통령선거·전국동시지방선거·서울시장선거 등 트리플 선거 이벤트를 앞두고 천문학적인 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 현상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자산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5.65㎡는 지난 2월 41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한달 만에 4000만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전용 84㎡도 지난 1월 28억원에 신고가를 찍으면서 직전 거래가(12월)보다 2억3000만원이나 올랐다.

잠실 재건축 아파트도 가격이 오름세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24억33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1월) 22억8300만원보다 1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인근 방이동 올림픽선수 기자촌 전용 100㎡는 지난 1월 19일 23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직전 거래가(1월 15일 21억5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상승했다.

서울 부동산의 정점인 압구정 아파트 가격이 상승으로 방향을 틀면서 상급지를 중심으로 한 '키맞추기'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아파트값이 반등하자마자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에서 무더기 신고가가 나왔고, '경기도 강남'으로 불리는 성남 판교와 분당에서도 상급지인 강남과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동이 오르면 반포동·개포동·대치동 등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그 다음에는 송파·마포·용산·성동 등 준강남권을 바라보는 하급지 아파트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한다"면서 "상급지로 가기 위한 비용을 기존에 내가 소유한 부동산에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강남 시장의 최종 종착점인 압구정 아파트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죽음의 기차가 출발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전국적인 도미노 인상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는 와중에도 압구정은 매물이 없었기 때문에 가격 오름폭을 확인하지 못하고 조용히 흘러갔던 것"이라며 "압구정에서도 대형 평형은 가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60억원대 아파트가 비싸 보이겠지만 재건축만 되면  3.3㎡(평)당 2억원도 바라보는 곳이기 때문에 이 일대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60억원도 전혀 비싸다고 인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H 사태로 3기 신도시 공급 및 2·4 부동산 대책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택공급물량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공급의 거대한 축이 무너지면 정부가 푼 대규모 유동성과 금융완화 정책이 자신시장으로 편중되면서 연말부터 다시 부동산 폭등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거래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것처럼 착시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며 "자산 가격이 양극화되면서 밑단에는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실거래가 등재된 매물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실제 압구정같이 자산가치가 극대화된 곳은 가격이 한꺼번에 10억씩 올라도 바로바로 거래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는 시그널에는 미분양, 매물증가 등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시그널이 전혀 없다"면서 "기다린다고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기축부동산 가격 상승이 시작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주변부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