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인수 두고…롯데·신세계·SKT·MBK '사생결단 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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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입력 2021-03-1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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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각사 제공]


5조원대로 매각대금이 치솟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국내 통신·유통 명가의 본입찰 경쟁이 본격화 된다.

본입찰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재무구조 상태가 비교적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에 인수 후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거나 매각 대금이 너무 높게 책정될 경우 중도 포기자가 발생할 수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이 주관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입찰에 롯데, 신세계(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 7~8개 업체가 참여했다. 3개월 정도 실사 등을 거친 뒤 이르면 6~7월께 본입찰이 이뤄진다.

유통 명가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참전했는데, 업계 안팎에서 두 업체 모두 인수 의지가 강한 ‘진성 원매자’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롯데의 경우 3조원을 투입한 ‘롯데온’의 실적 저조로 이커머스 강자인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요해 보이지만 구조조정으로 군살빼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덩치를 키우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빅3’인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참여, 회사 실적과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유통BU 등이 유기적으로 입찰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도 이마트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했다.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는 이커머스 강화를 위해 네이버와 전략적 협업도 진행 중이다.

네이버와는 최근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하며 오픈마켓 영역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쓱닷컴은 연간 성장률이 37%로 높지만 거래액으로 보면 4조원대로 7조원대의 롯데온보다 적다.

신세계 역시 인수를 확정하지 않더라도 예비입찰자로 참여해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운영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다. 롯데와 같이 이번 입찰이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SK텔레콤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11번가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은 아마존과 협력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지만  6%에 머무는 점유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11번가의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더딘 성장세를 보였지만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이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문제는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이 남아 있는 SK텔레콤이 수조원대에 이르는 매각대금을 치를 수 있느냐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호기롭게 인정한 박정호 사장의 강단이 실제 인수로 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참가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이커머스 영역 확장에 이베이코리아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홈플러스 실적을 끌어올린 뒤 이후 매각 차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이번 매각에 참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는 적잖은 원매자들이 예비입찰에 이어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까지는 참여할 것으로 보고있다. 실사 과정을 거치며 이베이코리아 실적 및 사업계획 등을 짚어본 뒤 최종 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G마켓·옥션·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3위 기업이다.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점유율 12%)으로 추정된다. 현재 업계 1위는 네이버(17%), 2위인 쿠팡(1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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