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쿠팡 대항마 이베이 새주인은 어디?

서민지 기자입력 : 2021-03-07 14:32
이베이코리아가 뜻밖의 매각 흥행을 예고했다. 신세계그룹, 카카오에 이어 롯데그룹까지 인수전에 가세하면서다. 

쿠팡의 미국시장 상장이 불을 댕겼다. 쿠팡이 미국 뉴욕시장에서 5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데다가, 향후 최소 4조원 이상의 공모자금을 조달해 공격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불안감은 국내 대형 유통사들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게 했다.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흑자를 냈으며, 오픈마켓 1위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가 쿠팡을 막아줄 대항마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예비 입찰을 앞두고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카카오, 큐텐, MBK파트너스 10여개 후보군이 IM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예비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내부적으로 인수 득실을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손사래를 쳐왔던 유통대기업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두 회사의 이커머스 기업인 롯데ON과 SSG닷컴은 모두 수장이 변경되며 올해 도약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 쿠팡과 비견할 만한 거래대금 20조원을 확보한 사업자라는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은 충분히 구미를 당길 매력 요인이다.

롯데그룹은 이미 2년 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들여다봤다. 당시는 롯데ON 출시 전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한 전략으로 검토됐지만 조단위 매각대금 부담 및 롯데ON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수를 접었다. 하지만, 롯데ON은 코로나19라는 이커머스 시장의 호재 속에서도 제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롯데ON 대표가 서비스 출범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임했다.

롯데ON에 변화를 줘야 하는 시점에서 이베이코리아 검토 재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 롯데ON의 수장이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이라는 점도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이 실장이 몸 담은 곳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대형 M&A를 들여다 보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롯데지주가 "롯데는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ON을 정상화 궤도로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곧 영입할 예정"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만큼, 단순히 인력의 영입에서 더 나아가 대형 플랫폼을 인수하는 결단을 내릴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말이 나온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 플랫폼과 화학적 결합이 쿠팡에 대응해 SSG닷컴의 영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열쇠로 꼽힌다. 이베이코리아가 G마켓, 옥션, G9 등 다수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준 총거래액이 19조원에 이르는 순수 '오픈마켓' 사업자라는 점에서다.

오픈마켓 사업은 플랫폼 경쟁력과 직결된다. 품목수(SKU)를 늘려야 상품 경쟁력이 생기고 거래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동안 직매입 및 협력업체 상품만 판매해 온 SSG닷컴의 취급 품목수는 1000만여개에 그친다. 2019년 기준 약 3억개인 쿠팡과 비교된다. 쿠팡과 아마존 역시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영역을 늘리면서 급격하게 외형을 성장시킨 바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부터 오픈마켓 전환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초 약관 사업목적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고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 등록 승인을 받았다. 당초 지난해 11월부터 판매자 회원가입을 비롯해 12월 오픈마켓을 개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픈마켓 출시 시기는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오프라인 기반의 회사인 만큼 오픈마켓 서비스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오픈마켓 출신 외부 인재를 대거 수혈해 오픈마켓 DNA를 옮겨심으려는 노력도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강 대표가 이베이코리아와의 결합을 염두에 두는 건 당연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두 기업이 IM을 받았다고 해서 인수에 완주하겠다고 보는 건 섣부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5조원이라는 가격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 기업이 플랫폼 사업에 조단위 딜(Deal)을 진행할 만큼의 역량이 되는지 의문이며, 향후 발생할 비용 역시 리스크로 작용한다. 때문에 유통강자들이 진정성 있는 참여가 아닌 매물가치를 높이는 눈치작전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도 제기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인수 시 비용 부담 및 불확실성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신세계그룹은 바잉 파워 및 브랜드 인지도가 높으나 3PL 배송을 쓰는 기업"이라면서 "인수 시 인수 금액 이외 기존 전통 오프라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과의 시스템 통합 및 배송 편의성 향상을 위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패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