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만기 프리드라이프 대표 “상조산업 성장 가능성, 보험업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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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3-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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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기 프리드라이프 대표 인터뷰

  • VIG파트너스 인수 이후 첫 CEO 선임된 보험 전문가

  • 뉴프리드, ‘라이프 케어 컴퍼니’ 거듭

  • “상품 기획력, 자산 운용 전문성 높일 것”

지난해 4월, 프리드라이프가 VIG파트너스에 매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업계 최상위권 업체의 인수합병(M&A) 소식에 모두가 술렁였다. 많은 관계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계약”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선 “사모펀드에 회사가 팔렸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M&A가 진행되고 1년여가 흘렀다. 그동안 프리드라이프는 좋은라이프, 금강문화허브와 합병해 ‘뉴프리드’를 선언했다. 부동산이나 예금에 활용되던 선수금은 글로벌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하며 자산운용 전문성을 높였다. 오랫동안 여의도에 터전을 잡았던 사옥도 이사를 준비 중이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보험업계에서 28년간 근무한 김만기 프리드라이프 대표가 있다. 오너 중심 회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김 대표를 1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 취임 후 반년이 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이슈가 있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었다. 지난 6개월간 통합법인 프리드라이프 출범과 성공적인 합병 작업을 위해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했다. 통상적으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은 1년 정도 걸리는데, 짧은 시간에 마무리했다.”

- 통합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각사의 상이한 업무관리 시스템과 문화적 차이가 있었다. 규정이나 업무 프로세스도 달라 직원들에게는 각사가 가진 장점 위주로 일원화하자고 강조했다. 장례 행사 절차만 해도 회사마다 달랐는데, 통합법인을 중심으로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 모든 과정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

- 직원들 입장에선 구조조정 걱정도 있었다

“애초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생각을 안 했다. 합병하면서 임직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각사가 해오던 서로 다른 업무가 있고, 회사 전체적으로도 새롭게 업무가 생겼다.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에서 임원급 직원도 채용했는데, 관련 분야 직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여유 인력은 많지 않다.”

 

[김만기 프리드라이프 대표. 보험업계에서 28년을 근무한 김 대표는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프리드라이프에 지난해 말 합류했다. 올해부터는 좋은라이프, 금강문화허브와 통합한 '뉴프리드'를 이끌며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상조업 뛰어든 보험 전문가

- 보험업에서 경력을 쌓다가 상조업에 도전한 이유가 무엇인가

“보험업계에서 28년을 근무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상조업체 대표직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조업은 보험업과 유사하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른 부분이 많다.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도 그렇다. 보험은 1990년대 초중반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지만, IMF를 거치고 2000년 이후 새로운 상품이 도입되면서 인식 개선이 이뤄졌다. 상조업도 보험의 성장 과정을 밟아갈 거다. 향후 성장성은 보험보다 크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험업에는 오너 경영이 없다. 일반 개인보다 펀드가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다. 자금 운용에서도 당국의 규제를 많이 받다 보니 경영 시스템에 차이가 있다. 그동안 상조업은 경영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산업 전체 발전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경영 상황을 주주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고객 선수금을 다루는 상조회사를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우려 섞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충분히 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VIG 펀드가 단기적인 수익을 포장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하는 곳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펀드는 1~2년간 기업가치를 높여서 팔고 나가는 곳도 있지만, VIG는 단기적 퍼포먼스를 낸 뒤 매각하겠다는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보다는 체질을 바꿔서 장기적인 성장과 개선 가능성을 만들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자라고 생각한다.”
 
뉴프리드 시대, 기획력과 자산운용 전문성

- 뉴프리드 시대는 어떻게 달라질까

“가장 큰 미션은 소비자에게 진정한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라이프 케어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하나씩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먼저, 상품 기획력이 중요하다. 상조 상품은 장례만 떠올리는데, 결혼‧여행‧ 건강 등 관련 상품을 매칭한 결합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지금 결합상품은 가전제품 위주지만, 의료기기나 교육도 포함될 수 있다. 20대, 30대, 50대의 수요가 모두 다르다. 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전략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가입자 늘리기가 최우선 목표였지만, 이 또한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나가야 한다. 선진국형 상조 모델을 만들어 업계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

- 지난해 골드만삭스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자로 합류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자산운용 방법이 다양해졌다

“선수금 업무 중 가장 기본은 소비자 피해보상이다. 선수금 50% 예치나 지급보증비율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프리드라이프는 지급보증을 통해 자산운용 효율성을 높여왔다. 이 작업이 우선적으로 달성돼야 한다. 그다음에는 자산운용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그동안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자산운용 관련 수수료도 많이 들었다. 제가 취임한 뒤로는 자산운용 담당 임원을 채용했다. 현재 전문 인력만 3명이다. 앞으로도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운영 관리 규정을 개정해 투자 심의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자산을 세부 내용별로 분류하고, 투자 리스크를 관리할 계획이다."

"선수금은 고객의 돈이라 너무 공격적인 투자는 어렵다. 주로 채권, 펀드, 대체투자 비중을 높여가려고 한다. 대체투자나 인수금융은 이너서클이 있다. 보통 보험회사, 증권사, 은행이 들어가 있고 상조업체는 이제 진입한 단계다. 이곳에서는 네트워크가 없으면 딜 소싱 자체가 힘들다. 프리드라이프도 이런 투자를 해본 적이 없어 일일이 찾아다니며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8월 이후에는 전문 인력도 채용해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딜이 나오면 우리한테도 연락이 온다.“

 

[김 대표는 코로나19가 상조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위기를 극복하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면서 IT와 고객 관리를 강조했다.(사진=유대길 기자)]


- 프리드라이프가 오너 경영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경쟁업체인 보람상조와의 관계도 변할까

“양사가 성장한 경로가 다르다. 그동안 선의의 경쟁을 넘어 관계가 악화한 측면도 있었다. 합병법인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코로나19도 잠잠해지면 제가 직접 보람 쪽과 만나 협력을 이야기하고 싶다. 리딩 컴퍼니인 두 회사가 협력을 이야기하면 산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프리드라이프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의 규모가 커지지 않으면 상대 사업 뺏어오기 밖에 안 된다.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선의의 경쟁 관계로 복원하고 싶다. 그래야 산업의 투명성과 국민의 신뢰도 생긴다.”

- 코로나19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지난해 업계 전체가 코로나19 이슈로 어려움을 겪었다. 방문판매 규제로 대면 영업이 어려웠고, 부실한 상조업체는 정리됐다. 코로나19 영향이 컸지만, 한편으로는 상조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신규 비대면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IT를 기반으로 고객 관리 프로그램(CRM) 기능과 서비스 모델을 강화하면 상조업이 탄탄하게 성숙하는 계기가 될 거다. 이제 장례식도 온라인을 활용한 추모를 서비스 형태로 개발해보려고 한다."

- 올해 목표가 있다면

“상조라는 개념을 조금 더 확장해서 고객에 대한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올 1월 회사가 통합했기 때문에 제대로 시너지를 내면서 연착륙 하게끔 이끌고 가고 싶다. 직영 장례식장은 전국 7개가 있는데, 일년에 한 개라도 늘려가려고 한다. 직영 장례식장을 전국망으로 확대해 고객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올해는 뉴프리드 시스템을 정착하고, 안정화‧연착륙하는 데 주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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