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연일 신고가에도 그들은 왜 '비트코인'을 싫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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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3-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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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개당 7100만원 넘고 신고가 행진···거래대금 한 때 코스피 넘기도

  • 암호화폐 회의론자 워렌 버핏, “실제 가치 없고 더 비싸게 사주길 바랄 뿐”

  • 빌 게이츠, "자본 적은 개인 투자자들은 조심해야...환경 관련 문제도 심각"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4일 비트코인 거래가는 개당 7100만원대를 돌파했고 거래대금은 한때 코스피를 넘어설 정도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비관적인 전문가들은 실제 가치, 가격 변동성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여전히 경종을 울리고 있다.
 
비트코인, 7000만원 넘어 신고가 달성했지만···"가치 없고 투자 조심해야"

[그래픽=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15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3일 9시(한국 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7061만5000원에 거래됐다. 이후 개당 7145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달성한 비트코인은 14일 오전 9시 기준 6882만3000원으로 조정장을 겪었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후 8시 기준 국내 주요 4대 거래소(업비트‧코인원‧빗썸‧코빗)의 지난 24시간 거래액은 총 16조6947억원이었다. 3월 코스피 하루 평균 금액은 16조459억원, 코스닥 하루 평균 거래액 11조412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에 주식보다 더 많은 자금이 쏠린 셈이다.

매서운 비트코인의 상승세에도 세계적인 투자자와 금융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다. 비트코인을 ‘쥐약’으로 표현했던 버핏은 지난달 미국 경제 매체 CNBC를 통해 “암호화폐는 실제 가치가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버핏은 당시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다른 누군가가 더 많은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주기를 바랄 뿐이다. 실제 가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용은 현재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소규모 자본은 큰 흐름에 쉽게 휩쓸릴 수 있다는 점도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달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엄청난 돈을 가진 머스크는 매우 지적이기 때문에 나는 머스크가 가진 비트코인이 무작위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반면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은 이러한 열풍에 매수당할 수도 있다. 당신이 머스크보다 가진 돈이 적다면 비트코인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게이츠는 암호화폐 거래를 반대하는 이유로 환경 문제를 들고 나왔다. 지난 9일 게이츠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은 인류에게 알려진 그 어떤 방법보다도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거래다. 기후 문제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연간 소모 전력은 127.7TWh(테라와트시)로 아르헨티나(125.0TWh)와 노르웨이(124.1TWh) 전체 연간 전기 사용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 전문가들도 비트코인 투자를 경고했다. 경제 전문가로서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가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역시 “비트코인은 헤지 수단이 아니다. 이 유사 자산가치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신인 재닛 앨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이진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여러 기준이나 판단 척도로 볼 때 지금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이 아닌가 싶다.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경고에도 보란 듯이 올라가는 비트코인, 원동력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보란 듯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중이다. 업비트 기준으로 지난해 12월에 처음 개당 30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올해 1월 4000만원, 2월 11일 5000만원을 넘어섰으며 2월 21일 6541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주춤했다. 15일 오후 1시 56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6900만원대에 거래되면서 7000만원대 재진입을 노리는 중이다.

비트코인이 최근 강세를 보인 이유는 통화로써 사용에 대한 기대감 상승효과와 금융권의 긍정적 신호, 기업들의 적극 투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티그룹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 페이팔 같은 회사나 중앙은행이 자체적으로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하면서 비트코인이 언젠가 국제 무역을 위한 통화가 될 수 있는 변곡점에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와 BNY 멜론, JP모건, 모건 스탠리 등 미국 주요 금융권도 암호화폐를 위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기업인들이 앞장서서 투자에 열기를 불어 넣고 있다. 지난 5일 잭 도시는 자신의 첫 트윗을 경매에 부쳐 얻는 수익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비트코인 실용화에 앞장섰다.

머스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개인 투자자 중 한 명이다. 미국 매체 ‘마켓 인사이더’는 지난 10일 여론조사업체 ‘피플세이’가 지난달 6~8일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7%가 '머스크 트윗을 토대로 투자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어치 비트코인 투자 소식과 머스크가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로 소개했던 지난 2월 비트코인은 8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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