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완의 짠내일기] ⑤ 라떼는 말이야…커피가 아니라 짠테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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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03-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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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성인 1명이 커피에 쓰는 비용? 연간 약 150만원

  • 美 재정전문가 '라떼 효과' 제시…커피 한 잔 값으로 큰 목돈 마련할 수 있어

  • 라떼 효과는 커피뿐만 아니라 각종 구독 서비스 비용도 포함할 수 있어

  • 짠테크 전문가 김지은씨 "'한 달 이자 만원'으로 명칭 바꾸는 것도 효과적"

[편집자 주] 바른 소비습관이 재테크의 첫걸음입니다. '짠테크(구두쇠+재테크)'를 통한 지출 다이어트로 젊은 직장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푼돈' 아끼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50만원'

우리나라 성인 1명이 한 해 동안 커피에 쓰는 비용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연간 353잔으로, 하루 한 잔꼴이다. 이는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7배 수준. 돈을 아끼려면 커피값부터 아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직장인 황병준(31)씨는 커피값을 아끼기 위해 텀블러에 봉지 커피를 담아 마시기 시작했다. 황씨는 "텀블러를 들고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가계부를 작성하면서 약 20만원 가량 줄어든 지출 내역을 보면 버틸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4000~5000원의 커피값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가계부를 작성하며 계산해보니 커피값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 이렇게 아낀 커피값은 소액 저축 상품을 통해 종잣돈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매일 마시는 커피를 아끼면 큰 목돈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재정 전문가 데이비드 바흐는 라떼효과(latte factor)를 제시했다. 라떼 효과는 데이비드 바흐가 자신의 저서 '자동적 백만장자'(The Automatic Millionaire)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4000원가량의 라떼 한 잔 값을 꾸준히 모으면 한 달에 12만원을 아낄 수 있고, 이를 30년간 지속하면 물가 상승률과 이자 등을 고려해 약 2억원까지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떼효과는 커피에 한정되지 않는다. 투자 블로그 모디스트 머니(Modest Money) 창립자인 제러미 바이버도어프는 "라떼 효과는 더 많은 것을 다룰 수 있는 용어다. 예를 들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먹는 사탕이나 습관적으로 입에 무는 담배, 잘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 등도 라떼 효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튜브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음원 서비스 등 다양한 정기 구독 서비스는 우리 지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각 구독료를 살펴보면 한 달 기준 유튜브 프리미엄은 안드로이드 기준 1만450원(iOS 기준 1만4000원), 넷플릭스는 9500~1만4500원, 음원 사이트 7000~1만원대 수준이다. 이 중 사용 빈도가 낮은 구독 서비스를 해지하는 것만으로 월 1~2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바이버도어프는 라떼 효과로 지출을 줄이는 극약처방이 종잣돈을 모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라떼 효과는 저축 계좌 개설이나 은퇴 설계 등 더 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라떼 효과를 위한 준비운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인 금융사이트 도우롤러(Dough Roller) 설립자인 롭 버거는 라떼 효과를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제안했다.

그는 라떼 효과를 실천하기 전에 한 달 동안의 지출을 꼼꼼히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지출 패턴을 찾기 위해서다. 이어 한 달간 꾸준히 지출하면서도 비교적 적은 비용에 '강조' 표시를 하라고 덧붙였다. 이때 해당 비용이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을 경우, 이는 비용을 줄여야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차를 타고 이동해 불필요하게 새 나가는 주차비 등이 포함된다.

그는 이런 비용을 저축해 향후 10년간 투자할 때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라고 부언했다. 그는 "필요하지 않은 화장품에 매달 45달러(약 5만원)를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540달러(약 61만원)가 된다. 이를 8% 이자율로 투자한다면 10년간 8242달러(약 936만원)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라떼 효과를 통해 모은 돈으로 저축 통장을 만들거나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에 힘을 쏟으라고 조언했다. 뚜렷한 계획이 없는 저축은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라떼 효과를 다른 명칭으로 바꾸는 것도 절약을 촉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 저자 김지은씨는 라떼 효과를 '한 달 이자 만원'이라는 이름으로 바꾼 뒤 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1년간 매달 100원을 적금할 때 받는 이자가 한 달에 1만원 꼴이다. 라떼 효과로 비용을 줄일 때 '난 방금 100만원을 저축했을 때 받는 이자를 공짜로 받았다'고 생각하면 절약이 즐거운 과정으로 바뀌는 효과적인 주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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