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변동성] '백지수표' SPAC 버블 경고음…"이제부터 시작"

정혜인 기자입력 : 2021-03-10 18:09
'스팩 열풍' 올해 모집된 자금만 1700억 달러 지난해 총 모집자금 1570억 달러 이미 웃돌아 "美 국채불안 지속…스팩주 변동성 '폭발한다'"

[사진=트위터 캡처]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커진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최근 투자 열풍을 일으킨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로 인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국채 금리 불안이 ‘미래 기대이익’을 앞세운 성장주의 주가를 끌어 내리면서 주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회사의 우회 상장 지름길로 여겨지며 투자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금융데이터기업 리피니티브(Refinitiv) 자료를 인용해 올해 스팩을 통해 모집된 자금이 1700억 달러(약 194조55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전체 모집 자금(1570억 달러)을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항공, 우주 관련 분야에서 SPAC을 통한 우회 상장이 주로 이뤄졌다.

문제는 SPAC 기업의 주가가 미국 국채수익률(금리) 상승 여파로 추락하고 있고,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스팩을 둘러싼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은 “투자자들은 올해 기록적인 속도로 스팩에 돈을 쏟아부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일평균 5개 기업이 스팩을 통해 상장하며 750억 달러가량의 자금이 모였다”면서 “이는 트레이더들이 손쉬운 이익을 얻고자 스팩 임원들에게 배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팩은 유망 기업과의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상장된 회사를 뜻한다. 상장 시 기업의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이 없기 때문에 ‘백지수표 회사(blank-check company)’로 불리기도 한다. 스팩 투자자들은 오로지 스팩 운영자의 안목과 네트워크를 평가해 주식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밸류에이션(가치) 고평가의 우려가 존재한다.

WSJ은 “이날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멈추면서 나스닥지수가 급등했고, 이 여파로 최근 20%가량 추락했던 스팩 관련 종목도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팩 주식 전문가 발언은 인용해 “(스팩의 변동성은) 더 폭발할 것이다. 국채수익률이 지속해서 하락하지 않는 한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팩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파이언스 차세대 스팩 파생 ETF(SPAK)’ 변동 추이. [사진=구글 캡처]


스팩 주식을 둘러싼 시장 붕괴 위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날 뉴욕증시에 퍼진 기술주 매도가 이어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스팩의 급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스팩 킹’으로 불리는 유명 투자자가 최근 보유 종목을 매각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명 벤처 투자가인 차마스 팔리하티야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힘든 한 주였다”면서 자신이 운영 중인 스팩과 과거 합병으로 주식공개를 한 기업의 주가 성적을 공개했다. 그가 보유한 기업의 주간 평균 등락률은 –14%를 기록,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주간 등락률(0.8%)을 밑돌았다.
 

9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3개월 간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 홀딩스'의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팔리하티야는 자신의 투자회사를 통해 여러 스팩을 운영하며 ‘스팩 투자 열풍’을 일으킨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특히 2019년 10월 매출이 거의 없는 우주여행 회사 ‘버진 갤럭틱 홀딩스’를 스팩을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시켰다. 이후 대규모 투자자금이 버진 갤럭틱에 모이면서 회사 주가는 한때 5배가 급등했다. 그런데 팔리하티야는 지난 5일 돌연 버진 갤럭틱 주식을 전략 620만 주를 처분했다.

버진 갤럭틱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13.83% 폭등한 30.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는 지난달 12일의 59.42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 

스팩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파이언스 차세대 스팩 파생 ETF(SPAK)’도 전일 대비 4.48%가 오른 27.68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16일 34.87달러의 고점에서 한참 뒤처진 수치다.

 

컴패션_PC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