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학교 폭력' 사태에 가요·방송·영화까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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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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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우 조병규, 지수, 에이프릴 나은 [사진=유대길 기자]


최근 연예인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방송·영화·가요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집단 따돌림부터 폭행, 언어폭력 등 도를 넘는 학교 폭력 수위에 대중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학교 폭력 논란에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은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해명했지만 대중들의 싸늘해진 마음을 돌리기란 어려워 보인다.

대중은 "이번 기회로 학교 폭력 등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활동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며 출연 중인 작품을 비롯해 출연 예정인 작품들까지 하차를 요구하고 있고, 방송·영화·가요계는 진땀을 흘리고 있다.

먼저 '경이로운 소문',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조병규는 학교 폭력 논란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KBS2 예능프로그램 '컴백홈'에서 하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이 조병규 학교 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등장했고, 조병규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무분별한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당사는 경찰 수사를 정식 의뢰했다"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과 소속사 간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조병규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대중의 싸늘한 눈초리는 거둬지지 않았다. 조병규가 '국민 MC' 유재석과 함께 메인 MC를 맡기로 했던 KBS 새 예능 '컴백홈' 측은 그의 출연을 보류했다. 당시 제작진은 조병규의 출연을 다각도로 검토한다고 했으나,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그의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 게시물이 게재되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

드라마 '청춘시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사랑받았던 배우 박혜수도 마찬가지. 그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등장, 구체적인 일화를 밝히며 논란이 거세졌다. 특히 박혜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한두 명이 아닌 데다가 '피해자 모임'까지 만들며 논란은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 박혜수 소속사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수 '학교 폭력'에 관련해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디어엠'은 제작보고회를 시작으로 모든 홍보 일정을 중단했다. 첫 방송도 물론 연기된 상황. 제작진은 방송 시기 등에 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이 가운데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측도 큰 결단을 내렸다. 주연 배우인 지수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자 그를 하차시키기로 한 것.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수가 동급생들을 폭행했으며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쏟아졌다. 결국 지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교 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글을 남겼다. 소속사 키이스트 측도 "지수는 배우로서 계획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알렸다.

퓨전 사극인 '달이 뜨는 강'은 약 2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었으며 반 사전제작드라마로 95%가량 촬영을 마친 상태. 지난 2월 첫 방송 후 최고 시청률 10.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구로 제작진은 지수를 하차시키기로 결단을 내렸다. 현재 지수의 빈자리는 영화 '스물' 드라마 '엄마' '쌍갑포차' '철인왕후' 등에 출연한 배우 나인우가 물망에 올랐다.

학교 폭력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방송가들은 '학교 폭력'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는 분위기. 스트레이키즈 현진, 몬스터엑스 기현 등도 학교 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그들을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들은 영상 등 콘텐츠를 전부 삭제했다. 스트레이트 키즈 현진이 모델인 교복 브랜드 아이비 클럽은 여전히 공식 SNS 계정에 현진 사진을 게재하고 있어 소비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대중은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방송가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한다" "싹을 잘라야 한다"는 입장. 그룹 에이프릴이 멤버 현주를 집단 따돌림했다는 주장과 정황이 드러나자 가해자로 지목된 이나은이 출연한 드라마 '모범택시', 예나가 출연한 'K-스쿨' 등에 하차 요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모범택시' 'K-스쿨' 제작진은 하차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측은 조목조목 반박, 적극 해명하고 있지만, 대중은 등을 돌린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영화·광고 등 제작자들은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지거나 이름이 언급만 돼도 프로그램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이에 제작자들은 전수조사까지 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과 관련해 이름을 올린 상황. 방송을 앞둔 프로그램과 제작을 준비 중인 영화계에 감도는 긴장감. 향후 어디까지 파장이 커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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