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서 고성주고 받은 하태경·박지원, 연이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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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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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이 정치" VS "정치 개입 아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원 MB사찰 문건'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이 선택적 정보 노출로 정치개입을 하고 있다며 사찰 문건은 물론 북한 해킹정보도 낱낱이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국회 정보위에 따르면 하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문제 삼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 의원은 박 원장을 향해 "국정원이 선택적 정치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박 원장은 "정치 개입이 아니다. 왜 자꾸 국정원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느냐"고 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양측은 회의실 밖으로 목소리가 새어 나갈 정도로 고성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를 마친 뒤 하 의원은 "진보정치는 깨끗하고 보수정부는 더럽다고 얘기하는 국정원장의 시각이 확인된 것"이라며 "저의가 의심되는 국정원의 '신종 정치개입 드라이브'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경우 지난 7월, 국정원장으로서 모든 정치적 발언을 삼가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단한 상태지만, 하 의원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박 원장은 비공개 회의를 통해 하 의원에게 앞서 국정원이 해명한 북한의 화이자 해킹 보도와 관련, "사실만 전달해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위 국정원 회의가 비공개로 전달되는 만큼 정보위 간사인 하 의원이 발언을 주의해달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비공개 회의 이후 북한이 화이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기술탈취를 시도했다는 발언으로 국정원과 진실공방을 벌인 바 있다.

다만 하 의원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하 의원은 북한 해킹정보공개법'을 대표발의해 앞으로 북한의 해킹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반격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하 의원이 발의한 ‘해킹피해 예방을 위한 북한 등 해킹수법 정보공개법’은 국가정보원법을 개정한 것으로 북한 등의 해킹범죄 수법과 예방대책 등의 정보를 국회와 국민에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 의원은 화이자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회사, 업비트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공격까지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국정원을 다시 흑역사로 몰아넣고 있는 박지원 원장을 대통령이 경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킹피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노골적인 북한 눈치보기"라며 "미국은 북한 해킹 정보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일급해커들 공개 수배까지 하고 있는데, 박지원 국정원은 해킹 수법 등 국가기밀이 아닌 해킹 정보 공개 요구조차 북한 눈치 보며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 의원은 "역대정부에서 불법사찰이 가장 극성을 부린 때는 박지원 원장이 권력 핵심에 있었던 김대중 정부 때"라며 "대한민국 역사에서 국정원의 휴대폰 도청은 김대중 정부 때만 존재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협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명박(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이 박근혜정부에서도 지속됐음을 확인했다"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도 불법사찰 정보를 보고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는 정보공개를 신청한 신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국정원이) 자료를 검색한 결과 박근혜정부 시절 신상정보 자료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며 "박근혜정부 때까지 사찰이 계속됐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도 문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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