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의 '계륵' 28㎓…"정책적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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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2-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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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계륵(닭갈비, 큰 소용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 같은 28㎓ 주파수를 놓고 이동통신 3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4만5000개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28㎓ 대역에서 5G망을 구축해도 원활하게 사용하기 어렵다. 28㎓ 활용의 묘책이 담긴 정책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동통신 3사에서 무선국 운영이 가능한 준공신고 단계의 28㎓ 기지국은 총 45개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달성해야 할 의무 구축 수량 달성과 거리가 멀다.

'꿈의 5G'라 불릴 만큼 빠른 속도임에도 이통사가 28㎓ 기지국 구축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주파수 특성 때문이다. 28㎓ 대역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속도는 빠르지만,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하고, 도달 거리가 짧아 커버리지도 좁다. 현재 기술 한계로 도심에서 활용 시 사람이나 건물도 장애물로 작용해 속도가 급격히 저하한다. 이에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용도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 용도로 논의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이통 3사는 5G 주파수 할당을 신청하며 올해까지 총 4만5000여개 28㎓ 기지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통사들은 28㎓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 달성은 가능하다고 전망하나, 투자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28㎓는 특정 지역에서 특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는 개념은 아직 아니라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통사가 28㎓ 기지국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비용 등 문제보다도 기술 때문"이라며 "회절성이 낮으면 기지국을 많이 설치하면 된다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아무리 기지국을 많이 설치하더라도 장애물을 모두 피할 수 없고, 품질 저하를 면할 수 없다. 당장의 여론을 신경 써서 기지국을 많이 설치하더라도 그 후 통신 품질이 저하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책적으로 이통사의 28㎓ 투자를 유인할 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이통사 입장에서 현재 28㎓에 투자할 만한 분명한 정책적 유인이 없다"며 "28㎓를 B2B 용도로 활용했을 때 제공할 특수 서비스의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요금 체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단순한 전송 기능 외에 플랫폼, 솔루션 서비스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통사에 어느 정도 범위를 허용할 것인지 등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 3사와 28㎓ 주파수 활용 방안을 함께 찾겠다는 방침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통 3사와) 28㎓ 활용방안을 두고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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