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의 남았는데...이란 "한국과 동결자금 사용 합의" 일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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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2-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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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국영통신, 이란 중앙은행 총재·한국대사 면담 보도

  • 외교부 "한국 제안에 이란 동의...미국 등 유관국 협의 남아"

  • 유정현 주이란 대사 "한국 정부, 어떤 조치든 준비됐어"

지난 21일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한국대사관에서 유정현 주이란대사(오른쪽)와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한국 내 동결자금의 이전 및 사용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원유 수출 대금의 이전 및 사용과 관련해 양국이 합의했다는 이란 측 주장이 나왔다. 다만 한국 정부는 가장 중요한 미국 정부의 동의가 남았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한국 정부가 이란 동결자금의 일부 해제에 동의했다'는 이란 현지 언론 보도와 관련, "우리 정부는 동결 원화자금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이란 측과 협의해 왔다"며 "유정현 주이란대사와 이란 중앙은행(CBI) 총재 면담 시 이란 측은 우리 측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동의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동결자금의 해제는 미국 등 유관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져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와 유 대사가 테헤란의 한국대사관에서 이란의 동결자산 사용 방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면담이 유 대사 요청으로 소집됐다고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 대사는 이날 면담에서 "한국 정부는 국내 이란의 모든 자산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어떤 조치도 취할 준비가 돼 있으며 여기에는 어떤 제한이나 제약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헴마티 총재는 "한국의 이런 접근을 환영하며 최근 몇 년간 한국 은행들의 비협조로 인한 피해에 대한 이란의 권리를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헴마티 총재는 "한국이 부정적인 배경을 고치기 위해 많은 것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 은행들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최대 압박에 전폭적으로 협조하면서 한국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산 사용이 차단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이란이 (최종적으로) 합의를 한 상황이 아니라 한국이 이란에 제안을 한 상황"이라며 동결자금 해제 문제에서 최대 관건인 미국 정부의 동의가 남았음을 시사했다.

국내에 동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자금은 약 70억 달러(약 7조6000억원)에 이른다.

앞서 미국 정부가 지난 2018년 5월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한 이후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가 동결됐다.

이에 따라 이란 정부는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 대금을 사용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계속해 계좌 동결 해제를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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