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새 트렌드 될까]집콕 소비에 지역경제 '울상'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21-02-23 06:00
웨이쉬추 위력, 뜬금 아이템 인기 불도장·족욕기·한푸 판매량 급증 다품종 소량 생산, 새 유행 조짐 설맞이 용품 배달 대도시로 집중 지방 마트·식당 "매출 20% 감소"

춘제 기간 중국 내 판매량이 급증한 보양식 불도장(왼쪽)과 전통 의상 한푸. [사진=바이두]


"올해는 춘제(春節·음력 설) 한 달 전부터 '설맞이 용품' 관련 검색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23배나 증가했어요."

알리바바 춘제 프로젝트팀의 허딩딩(何鼎鼎) 매니저는 관영 신화통신에 이같이 밝혔다.

알리바바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력 이동을 제한하면서 이른바 '집콕'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온라인 소비 시장의 핵심인 20~30대를 중심으로 예년과 다른 소비 트렌드가 나타난 게 눈에 띈다.

허 매니저는 "2021년 춘제 소비 시장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새로운 소비 방식이 등장한 계기가 뭔지 철저히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확행' 유행, 나만의 개성 소비

최근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는 '웨이쉬추(微需求)'라는 소비 스타일이 유행이다.

'사소한 수요'라는 의미로 우리로 따지면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울러 웨이보와 웨이신(위챗) 등 온라인 사회 관계망에서 인기를 끌어 수요가 확대된 제품을 뜻하기도 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웨이쉬추가 올해 춘제 때 위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한다. 일주일 넘게 집에 머물다 보니 그동안 미뤄 왔던 나만의 소비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징둥 빅데이터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보양식 불도장(佛跳牆) 판매량이 춘제 연휴 기간 중 무려 320% 급증했다.

'스님이 담장을 넘는다'는 뜻의 불도장은 상어 지느러미와 전복·인삼 등 30여종의 식재료가 들어간 고급 요리다.

연휴를 맞아 그간 여러모로 지친 심신을 스스로 위로하고자 하는 심리가 불도장에 대한 폭발적 수요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비슷한 이유로 족욕기 판매량도 115% 증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복고 열풍이 확산하면서 중국 전통 의상인 한푸(漢服) 판매가 전년 대비 78% 이상 늘었고, 출시된 지 85년이 넘은 탄산음료 베이빙양(北冰洋)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개성을 중시하는 웨이쉬추 소비는 다품종 소량 생산과도 맥이 닿아 있다.

한 온라인 스토어 업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춘제 때는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멀티숍이 예년보다 더 호응을 얻었다"며 "업주들 입장에서도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전했다.

◆춘제 대목 사라진 지방은 '한숨'

매년 춘제가 되면 수억명의 귀성객이 몰려 도로·철도는 물론 항공편까지 몸살을 앓는다. 이를 중국에서는 춘윈(春運·설 연휴 특별 수송 기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올해는 최소 1억명 이상의 중국인이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포기했다.

인력 이동이 줄고 많은 도시민들이 거주지에 그대로 남아 있다 보니 택배와 각종 설맞이 용품들이 지방에서 대도시로 몰리는 '신(新) 춘윈'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중국경제망은 "지난달부터 춘제 때까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1선 도시로 배송된 택배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춘제가 되면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들 덕분에 대목을 누렸던 지방의 마트와 식당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신화통신에 "춘제는 외지로 나갔던 사업가와 유학생, 농민공 등이 되돌아와 지역 경제를 먹여 살리는 기회였다"며 "소매 판매와 외식 업체의 경우 춘제 대목이 연간 매출의 20~3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귀성객이 급감한 영향으로 올해는 현급 이하 지방 경제의 경기 악화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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