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직접 해명 나섰지만…국산1호 치료제 효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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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1-02-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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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온라인 간담회

  • 렉키로나주 효능 우려 정면 반박

  • 임상 결과 “통계적 유의성 낮다” 논란 지속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코로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효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치료 효능 자체에 대한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18일 오전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에 대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렉키로나주의 임상 결과와 관련한 우려와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렉키로나주를 맞은 환자들과 위약(가짜약)을 맞은 환자를 비교했을 때, 렉키로나주를 맞은 환자가 중증 상태로 갈 확률은 가짜약을 맞은 사람보다 54%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5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면 이 확률은 68%로 높아진다. 또 회복기간이 3일 이상 단축됐다.

하지만 렉키로나주는 임상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여전히 거세다.

신약개발을 하는 데 있어 임상시험의 결과를 놓고 성공과 실패를 논할 때 관점은 크게 효과와 안전성 두 가지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임상 2상 결과 가짜약 대비 렉키로나주는 통계적 유의성 지표인 피-값(p-value)이 0.05 이상으로, 통계적 유의성이 낮다는 평가가 있는 상태다.

실제로 렉키로나주를 1kg당 40mg을 투약한 전체 환자군의 피-값은 0.2513, 40mg을 투약한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군의 피-값은 0.0626으로 0.05보다 높았다. 렉키로나주를 1kg당 40mg 또는 80mg을 투약한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군의 피-값만 0.0418로 기준을 충족했다.

피-값이 0.05 이하일 경우 유효성을 통계적으로 인정한다. 다시 말해 통계 방법과 검증에 대해 보다 명확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 수가 많아지면 피-값이 맞춰질 수도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1개만 피-값을 충족했는데 이마저도 (임상시험이) 합쳐지면서 진행돼 통계적 의의가 없다고 봐야 한다. 의혹 제기가 한 달간 있었는데 아직까지 논문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도 이날 서 회장의 설명은 충분치 못했다. 그는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300여명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소와 회복 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어떻게 모두 우연일 수 있겠냐”며 알맹이 없는 대답만 늘어놓았다.

일각에선 항체치료제의 ‘항체의존면역증강(ADE)’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ADE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나 백신을 투여한 사람이 추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세가 훨씬 더 심해지는 걸 의미한다.

이에 대해서도 서 회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ADE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게 약이 아니라 ‘독’이라고 표현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 아니냐”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임상 2상이 진행된 곳이 루마니아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마니아는 유럽에서 의료체계가 가장 낙후돼 있는 곳인데,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 윤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이곳에서 200여명의 임상 대상자를 빠르게 모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임상 시험 대상자를 모집할 때는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조건이 맞는 몇 백명의 환자를 구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는 고령자 대상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늦췄는데 셀트리온 치료제는 똑같이 임상 데이터 결과가 부족한데도 조건부 승인이 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렉키로나주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셀트리온이 공동 연구해 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5일 렉키로나주를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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