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완의 짠내일기] ① 내가 편의점 가기 전에 앱을 켜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완 기자
입력 2021-02-16 00: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코로나19로 무급휴가·급여삭감에 '짠테크' 주목

  • 짠테크에 필요한 세 가지, 환경·고정비 통장·현금

[편집자 주]​ 바른 소비습관이 재테크의 첫걸음입니다. '짠테크(구두쇠+재테크)'를 통한 지출 다이어트로 젊은 직장인들이 따라 할 수 있는 '푼돈' 아끼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비 0원으로 일주일 버티기"

짠테크로 19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강과장'이 올린 이 영상은 14일 기준 115만번 재생됐다. 37살인 강과장은 '7700원짜리 동창회', '소시지 한 봉지로 일주일 버티기' 등 짠테크를 통한 직장인 생존기를 보여준다. 최근 올라온 '일주일 생활비 3만원. 4평 원룸에서의 삶'은 한 달 만에 조회 수 10만회를 넘었다.

이런 짠내나는 일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누리꾼은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이고, 옆에 있는 너이며, 우리가 아는 대다수 사람이 영상 속 주인공인 강과장과 무섭도록 똑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댓글엔 1900명 이상이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를 눌렀다.
 
코로나19로 비자발적 '짠테크'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봉 동결과 삭감이라는 악재가 직장인을 덮치자 '짠테크'가 불황을 견디는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성인 5명 중 4명은 '짠테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82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1%가 '현재 짠테크 실천 중'이라고 답했다.
 

[사진=인크루트 제공]


짠테크를 하게 된 계기로는 생활비 부족(25.1%)과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익(7.2%) 등 소득이 줄었다는 이유와 비상금 마련(22.7%), 내 집 마련(18.5%), 대출 상환(10.5%)과 같은 저축·상환 등의 이유를 꼽았다. 회사생활 5년차인 안희건씨(30)는 "주식으로 10만원을 벌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지금 당장 확실한 10만원을 만드는 소비습관도 일종의 재테크라고 생각한다"며 짠테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짠테크 시작은 앱부터···푼돈 줄일 수 있는 앱은?
짠테크를 하는 이들의 스마트폰에는 각종 앱이 깔려 있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서 광고를 본 뒤 잠금 해제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앱, 하루 1만보를 걸으면 40원을 버는 앱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중 식비를 줄일 수 있는 앱이 있다. 스타트업 미로가 운영하는 '라스트 오더'는 고객의 위치 정보를 이용해 가까운 곳의 마감세일 상품을 알려준다. 편의점 상품부터 치킨·피자·분식 등 품목도 다양하다.

실제로 14일에 마감 세일 중인 즉석조리식품 '부대찌개'를 정상가 6500원에서 41% 할인된 3867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주문 방식은 간단하다. 라스트 오더로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매장에서 먹을지, 방문해서 포장할지를 정한다. 보통 편의점은 방문한 뒤 수령할 수만 있다.
 

이 앱을 이용하면 3000원 이내로 11찬 도시락을 즐길 수도 있다.[사진=라스트오더 앱 화면]

 
GS25가 선보인 '더팝'(구 나만의 냉장고)도 직장인들의 푼돈을 아낄 수 있는 앱이다. 이 앱은 2+1과 같이 하나 더 주는 상품을 바로 가져가지 않고, 바코드 형태로 보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필요할 때 무료로 상품 하나를 가지고 갈 수 있어 돈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짠테크를 마음먹은 직장인은 늘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짠테크를 시작하면서 '무조건 아껴야지'와 같은 생각은 오히려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짠테크는 현실 가능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짠테크 유튜버 강과장은 돈이 모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세 가지를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신용카드와의 이별이다. 신용카드를 쓰면 자신이 한 달에 얼마나 소비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절약 습관이 몸에 밸 때까지 신용카드는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고정비(휴대폰 요금·관리비·전기세 등) 통장 만들기다. 모든 고정비가 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도록 자동이체를 걸어둘 것을 추천한다. 세 번째는 '현금' 사용이다. 강과장은 한 달에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30대 초반 직장인 기준 30만원)을 인출해 현금으로만 생활하라고 조언했다.

카드를 사용하기보다 현금을 사용하면, 돈을 쓸 때 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또 교통카드는 티머니 카드를 구매해 필요할 때마다 충전해 사용할 것을 권한다. 불편하겠지만, 돈을 쓰는 데 불편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돈을 모으는 조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