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이 안 넘어가요"...SK이노 패소에 셈법 복잡해진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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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2-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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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적 악재 부정 못해...오히려 저점매수 타이밍"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기나긴 싸움이 LG엔솔의 승리로 일단락되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투자자들 대다수는 이번 판결이 단기적으론 SK이노에 악재로 다가오리라 예상하면서도, 오히려 저점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ITC는 LG엔솔과 SK이노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엔솔 측 손을 들어줬다. ITC는 SK이노의 배터리 셀, 모듈, 팩 및 관련 부품 소재가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을 명령했다.

다만 포드의 전기픽업트럭 F150향 배터리 부품·소재는 4년간, 폭스바겐 MEB향 배터리 부품·소재는 2년간 수입을 허용했다. 이미 판매 중인 기아 전기차용 배터리 수리 및 교체를 위한 전지 제품의 수입도 허용했다.

ITC는 이미 수입된 침해 품목에 대해서도 미국 내 생산,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는 영업비밀 침해 중지 10년 명령을 내렸다.

LG엔솔 측은 "SK이노가 하루빨리 판결에 부합하는 제안을 하길 바란다"며 "납득할 만한 합의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이번 판결을 토대로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 소송 등에 있어 단호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SK이노 측은 "ITC 측 결정은 아쉽지만 포드·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이 주어진 것은 다행"이라며 "SK배터리와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리란 걸 집중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SK이노의 패소는 예견된 악재라며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SK이노의 장기적 가치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장기전망과도 맥을 같이한다.

본인을 LG화학(LG엔솔 관련주) 주주라고 밝힌 한 투자자는 "SK이노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참에 LG화학에서 SK이노로 갈아탈 생각"이라며 "LG화학은 LG엔솔 IPO 전 어차피 팔아야 한다. 빠르면 8월 상장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상반기에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전지사업본부의 분사를 결의했다. 그 산물이 지난해 말 출범한 LG엔솔이다. 당시 LG화학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을 택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상당했다.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물적분할 시 깡통주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SK이노는 연휴를 앞두고 연이틀 상승 마감했다. 9일에는 전일보다 6500원(2.31%) 상승한 28만8000원에, 10일에는 전날 대비 8500원(2.95%) 오른 2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소폭 뛰었지만 투자자별 움직임을 살펴보면 단기 하락을 예상한 연기금이 물량을 대거 털었다. 지난 10일 기관은 총 91억8787만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연기금의 순매도 액수는 무려 311억9930만원에 달했다. 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팔아치운 것. 개인도 238억1302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은 303억4874만원을 순매수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K이노는 당분간 패소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며 "LG엔솔의 경우 IPO에 있어 유리해지겠지만 EV 충당금 이슈는 여전하다"고 평했다.
 

[사진=백승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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