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못 가니 스키 타고 골프 치고…설 연휴 이후 '깜깜이 확진자' 발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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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이동훈 기자
입력 2021-02-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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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호텔·리조트 객실 예약률 '90%' 웃돌아…주요 여행명소 북적일 듯

  • 골프부킹은 덜하지만 문의는 이어져…연 단체팀 받지 않도록 권고중

지난 7일, 붐비는 평창 스키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이번 설 연휴에는 강원도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집콕생활이 길어지니 심신이 지친 데다가 명절에 가족·친지와 모이지도 못하니 우울함이 더 커졌습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 씨는 설 명절을 맞아 일찌감치 강원도 리조트를 예약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정부에서도 모임 금지·외출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직장을 그만둔 후 집 안에서만 생활하니 우울증이 올 것만 같아서 더는 견딜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설 연휴가 오는 11일부터 4일간 이어진다. 정부는 감염 확산을 우려해 설 연휴 기간인 이달 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등 방역대책을 마련했지만, 많은 이가 여행 명소나 스키장, 골프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휴를 계기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블루 넘어 레드···스키장부터 호텔·리조트까지 인파 몰릴듯

실제로 설 연휴기간인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국내 여행명소를 찾는 이가 많을 전망이다. 주요 관광명소와 호텔·리조트, 골프장 등이 자리한 지역별 예상 관광객은 강원도 30만명, 제주도 14만명에 이른다.

한국공항공사는 9일 "10일부터 14일까지 국내선 이용 승객은 84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연휴 전날인 10일과 마지막 날에 이용객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복여행' 확산 조짐은 전국 호텔·리조트 예약률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설 연휴기간인 2월 1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주요 호텔과 리조트 예약률도 '만실'에 가까웠다.

호텔·리조트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주요 여행지 숙박시설 객실 예약률은 90% 이상을 웃돌았다. 

실제로 이 기간 소노호텔&리조트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업장 객실 예약률은 90%에 달했다. 부산과 제주도 역시 최근 객실 점유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예약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수도권 인근 인기 스키장을 보유한 리조트 역시 온라인과 전화 예약을 개시한 지난달 이미 대부분 객실이 예약됐다.

정부가 스키장 방역 조치를 완화, 지난 5일부로 심야 시간대 스키장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스키장을 찾는 이용객도 크게 늘 전망이다.

물론 코로나19 여파에 객실은 3분의 2만 채우라는 정부 지침이 내려지면서, 객실이 완판돼도 '67%대' 수준이어서 지난해 설 연휴보다는 덜 북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확산이 여전한 데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까지 우려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 부킹, 생각보다 한산하지만···확산 우려는 '여전'

골프 부킹은 예년에 비해 덜한 편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이하 장협) 조사(8일 기준)에 따르면, 휴장 없이 운영하는 국내 골프장은 36곳, 설 당일 휴장하는 골프장은 64곳, 연휴 내내 휴장하는 골프장은 11곳, 기타는 5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골프 부킹 전문 업체 XGOLF 홈페이지에 표기된 현황을 보면, 설 연휴 동안 서울/경기 지역은 골프장 18곳(최대 27), 강원 지역은 5곳(최대 28), 충청은 7곳(최대 12), 경상은 2곳(최대 8), 전라는 18곳(최대 52), 제주는 4곳(최대 15)을 예약할 수 있다.

장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설 연휴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골프장이 연 단체팀을 받는 것은 방역지침 위반(사적 모임 5인 이상 집합 금지)이다. 현 단계에서 장협은 회원사에 '연 단체팀 운영은 안 된다'고 알리고 있다"며 "수도권은 골프장을 찾는 내장객의 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득 찬다고 볼 수는 없다. 하루 전이지만, 현재도 부킹이 가능한 골프장이 많다. 많은 골프장이 동계 휴장 중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금일 한 골프장은 '4인(내장객 3·캐디 1)으로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많은 회원사가 정부 지침보다 강력한 기준으로 운영 중인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적인 생각 접어라" 불만 가중

거리 두기 지침에 귀성 행렬은 확연히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귀성길' 대신 '여행길'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 코로나 확산 위험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지나 스키장 등에서 감염 경로와 감염원이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확진자가 나올 경우 한 풀 꺾인 확산 추세가 또다시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귀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코로나19 확산에 협조하려는 이들은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회사 출퇴근 외에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며 1년을 보냈는데, 왜 이렇게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설 연휴 기간 이동량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유료로 운영할 방침이다. 당초 명절 연휴 때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은 방역 강화 차원에서 유료 전환했다. 제주도는 입도 전 검체검사 거부 등으로 방역에 피해를 주는 관광객에 대해서는 구상권 청구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코로나 3차 유행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아직 안정세로 속단하기 이르다. 특히 수도권만 보면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휴 기간 이동을 자제 및 방역에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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