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권영세 “바이든 '바이 아메리카', 미·중 新냉전 불가피…CPTPP 가입해야”

김도형 기자입력 : 2021-01-28 00:00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팀장·정리=김도형 기자] “우리가 중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가 25% 가까이 된다. 교역 의존도를 좀 줄이고, 미·중 간 본격적 경제 갈등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는 게 좋을 거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국제 정세, 우리의 대응 방향과 관련, “대외적으론 미국이 고립주의를 탈피하고 동맹을 우선해서 가겠다고 했지만,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은 그걸 상당히 제약할 거다. 미국 우선주의는 벗어나지만 미국 상품 우선주의는 유지하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 아메리칸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으로 ‘미국 제품으로 미국 노동자가 만든 미국 제품에 연방정부가 납세자의 달러를 쓰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기획통인 권 의원은 전 정부에서 주중 한국대사를 역임했을 정도로 외교 정세에 밝다. 엘리트 검사의 길을 걸었던 그는 독일 연방법무부 파견 검사 시절, 독일의 통일 과정을 연구하며, 한국의 통일 문제도 깊게 들여다봤다.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권 의원을 만나 국제 정세 및 북핵 문제, 그리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냉전 2.0 시대, 안보보다 경제문제 중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미국의 정권 교체기와 한국 정권의 임기 말이 맞물리면서 한반도는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신(新)고립주의'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나.

“외교적으로 분명히 고립주의를 탈피하고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동맹을 우선해서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와 관련해서 미국 우선주의는 벗어나지만 미국 상품 우선주의는 유지하겠다는 거 아닌가. 바이 아메리칸. 요즘을 냉전 2.0 또는 신냉전이라고 한다. 냉전 1.0의 시대에선 안보적 측면이 강조됐는데, 냉전 2.0의 시대에서는 경제적 문제가 중요하다. 냉전 2.0의 시대에서 미국이 동맹 관계를 좋게 가겠다고 하지만 바이 아메리칸은 그걸 상당히 제약할 거다. 대외 관계가 빠른 시간 내에 안정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의 공백으로 인해 생긴 혼란이 다시 복원되는 덴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바이든 시대를 맞았다. 일각에선 한·미 동맹 복원을 전망하는데,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문재인 정부가 지금과 같은 북한 우선주의를 계속 미국에 강요한다면 한·미 동맹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한·미 연합훈련 등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나올 것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끊임없이 대북 제재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갈등이 있을 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대북 문제와 관련해 완전히 정책 재검토를 하겠다고 한다. 정책 재검토가 끝나야 구체적 정책이 나오겠지만, 대북 문제에 있어서 원칙에 입각한 강경한 모습은 지난 트럼프 정부에 비해서 민주당 정부가 강하지 않겠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미국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까.

“대북전단금지 문제는 의견이 갈린다. 어떤 전문가는 국내 문제라 미국과 갈등 소지가 적다고 하고, 어느 전문가는 미국 민주당이 인권을 강조해온 정파이기 때문에 인권을 침해하고 반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이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나는 후자 쪽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들이 풍선 날리는 것을 제약하는 자유권의 문제도 있지만, 한편으론 대북 정보 유입을 막는 것도 된다. 미국이 그냥 보고만 있진 않을 거다. 대북전단금지에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가 외교부 장관에 지명됐다.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우리 정부의 대북라인이 서훈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다. 정 후보자는 서 실장이나 박 원장과 결이 달랐는데, 이 정부에 코드를 맞추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이런 류의 주장을 바이든 정부에도 똑같이 한다면 한·미 동맹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다. 바이든 정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북한 당국자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해서 약속을 안 지키고, 핵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왔는지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다. 북한이 실질적으로 미국의 생각을 바꾸게 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동아시아의 가치사슬(GVC) 변화가 불가피한데,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우리 정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나.

“우리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가입했는데, 미국이 주도해오던 CPTPP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는 가입을 안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때 미국이 (TPP에) 서명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져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어서 지체됐다. 일본의 주도로 CPTPP가 되고 있고, 미국은 거기에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 미국 내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거 같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에 대해 교역 의존도가 25% 가까이 되는데 교역 의존도를 좀 줄여야 한다. 미·중 간 본격적 경제 갈등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CPTPP에 가입하는 게 좋다. 일본이 반대하는 걸로 알려졌는데, 일본 외엔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70~80%가 교역이 차지하는 교역국가 아니냐. 역내에 자유무역협정(FTA) 그룹이 생겼는데 안 들어가는 건 문제가 있다. (가입을 하면)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국내적 어려움이 있지만 잘 설득해서 가입할 필요가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업 손실보상제에 대해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위로금이 아니라 보상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전 국민 지원보다 자영업자 핀셋 지원 필요

권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용산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태원도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태원 발(發)’ 코로나 확산으로 낙인이 찍히면서, 이 지역 상가들은 궤멸 위기에 내몰렸다. 권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태원발’이란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언론에 호소하는 한편, 실질적인 보상책 마련을 위해 뛰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저소득층의 빈곤화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업 손실보상제(영업 손실의 50~90% 보상)'를 주장했는데, 일각에선 '선거용 정책'이라고 평가 절하한다.

“50~90%는 예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을 위해, 우리 국민 전체의 건강을 위해 영업 제한 명령을 한 것은 전체를 위해서 한 사람의 희생을 강요한 거다. 위로금이 아니라 손실보상을 해주는 게 정의로운 거다. 이런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위로금이 아니라 보상을 줘야 한다. 위로는 잘못한 게 없지만 준다는 거고, 보상은 나로 인해 피해를 봤으니 거기에 대해 갚을 의무가 있다는 것 아니냐. 기본적으로 국가가 그런 관점에서 그런 시각을 갖고 자영업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게 50%가 될지 90%가 될지 쉽지 않겠지만, 피해 조사를 한 뒤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야 된다는 얘기다.”

-여권에선 전국민재난지원금 얘기가 또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 같은 경우나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손실보상과는 별개로 보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거 아니냐. 그런 주장은 재정을 생각하지 않은 거다. 위로금보다는 실제 피해를 본 사람들한테 보상하는 게 맞다. 규모도 여당 어떤 의원 안처럼 한 달에 100조원씩 들어가면 1년이면 본예산의 두 배가 넘는 돈이 지원돼야 한다. 그게 어떻게 되겠나. 말도 안 된다. 만약에 재정이 충분해서 실손해를 다 보상해줬는데, 재정 여력이 남으면 위로금을 줘도 되지만, 그런 여력까진 없을 거라고 본다. 이 지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너무 철저하게 해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도 안 들은 모양이다.”

◆서울시장 野 단일화 필수···안철수는 차악·​차선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단일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한 통합 경선을 제안한 이유가 궁금하다.

“단일화를 하면 승산이 훨씬 높아진다는 건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분열되지 않으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지 않겠나.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더라도 필승이라는 여론조사가 뒷받침되면 3자 구도도 될 수 있겠지. 근데 3자 구도에선 안 되는 게 확실하니 단일화를 해야 한다. 우리 후보가 안 되고 안철수 대표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선거도 아니고 성폭력으로 인해 생긴 선거에서, 이 정부의 실정이 보이는데 우리가 분열해서 상납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저쪽은 무조건 막아야 하는데, 제일 좋은 건 우리 후보 중 하나가 이기는 거다. 그게 안 된다면 그래도 안철수가 차악 내지는 차선이다. 관점에 따라서 여당 후보가 되는 것보다 차악이고, 우리 후보가 되는 것보다 차선이란 의미다.”

-안 대표 혹은 다른 야권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전제로 대선 전에 야권 통합정당이 출현할 수 있을까.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만약에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서울시장으로 제대로 시정을 펴기 위해선 계속 국민의당 소속으로 있기가 어려울 거다. 본인이 속한 국민의당이 갑자기 약진해서 서울시장을 했다고 해도 대선 주자가 없는 것이 아니냐. 대선판이나 지방선거에서 약진해서 서울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우군을 서울시의회나 밖에서 얻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안 대표도 대승적 견지에서 우리 당과 정치를 같이 할 수밖에 없을 거다. 우리 당이 이기든, 안 대표가 이기든 정치적인 야권 내의 변동, 변화는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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