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제재 한 달째 지연…장기 표류 가능성

김형석 기자입력 : 2021-01-26 19:00
금융위, 27일 정례회의서 삼성생명 제재 제외 삼성생명·삼성카드,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진출 어려워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 확정이 한 달 넘게 장기 표류하면서, 삼성생명과 계열사인 삼성카드의 신사업 진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심사중단제도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도 개선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삼성생명 제재를 한 달째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 삼성생명 본사. [사진=삼성생명 제공]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7일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삼성생명 제재 확정건을 제외했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3일 삼성생명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의결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넘게 늦어진 셈이다.

금융위는 삼성생명 제재를 위한 내부검토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 배당 제한과 마이데이터 본허가 등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배당 제한의 경우,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최근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융지원을 도맡는 금융지주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배당 제한을 강조해왔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경제상황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해봤더니 'L자형(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금융지주마저 통과하지 못했다"며 "배당을 자제해 금융사의 유보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의 카드 거래내역과 보험정보, 투자정보 등을 분석해 유리한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사업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통과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내달 5일부터 금융당국에서 허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다. 내달 5일 이후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기업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 5개월 이내 업무정지나 5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의 제재가 2월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사의 제재를 의결하는 금융위 정례회의가 내달에는 설 연휴로 한 번밖에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수요일마다 격주로 개최되지만, 올해 2월에는 설 연휴(11~14일)로 17일 하루만 열린다.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3월 15일 종료 예정인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건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삼성생명 제재건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제재 확정이 미뤄지면서, 삼성생명과 계열사인 삼성카드가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부분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꼽힌다. 보험사와 카드사가 새로운 먹거리로 마이데이터를 주목하면서 앞다퉈 관련 사업 신청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재가 확정되지 않으면 삼성생명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심사중단제도 규제 완화 혜택도 받지 못한다. 심사중단제도는 대주주의 소송·조사·검사 등이 진행 중인 경우 신사업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절차를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이 중 대주주의 소송·조사·검사 등과 관련해 신사업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허용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경우 제재가 확정되지 않아 심사중단제도 규제완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 제재가 확정되지 못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추진계획도 장기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신사업의 시장 선점 효과를 감안하면 앞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제재심은 지난달 3일 암 환자 요양병원 입원비 미지급과 삼성SDS로부터 전산시스템 구축 지연 배상금 미청구 등을 이유로 삼성생명에 기관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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