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 품는 박찬구 이번에도 '선택과 집중' 통할까?

김성현 기자입력 : 2021-01-25 05:00
'명분'에 무게 둔 금호리조트 인수 레저산업 하향세 어떻게 극복하나 날개 단 실적에도, 금호석화 흠결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금호리조트 인수 결정를 두고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그룹 재건을 목표로 무리한 M&A(인수합병)를 진행하다 결국 그룹을 중견기업으로 전락시킨 형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악화에 빠진 금호리조트를 인수함으로써 박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도 금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화의 첫 레저산업 계열사...2년째 적자늪

24일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회사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의 부채를 제외한 지분 가치에 대해 2000억원 후반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대상은 금호리조트가 소유한 아시아나CC, 콘도미니엄 4곳, 워터파크 3곳, 중국 웨이하이포인트호텔앤드골프리조트 등이다. 금호리조트는 금호석유화학이 그동안 집중해온 에너지, 화학 분야가 아닌 첫 레저산업 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결정은 “금호리조트를 지키겠다는 명분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금호리조트는 코로나19 여파가 있기 전인 2019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금호리조트의 2019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7% 감소한 757억원을 기록했다. 당해 영업이익은 37억원 적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515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나CC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콘도미니엄 등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인수 후에도 추가적인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리조트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장에서는 매각 예상가를 4000억원으로 봤지만 실제 입찰자들이 써낸 금액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들보다 최소 500억원 이상을 더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뿐인 인수...사라진 '선택과 집중'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750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늘면서 라텍스 장갑 원료인 `NB라텍스`의 수요가 급증했으며, 마진율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이 같은 성공은 박 회장의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경영철학이 적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하반기 6만톤 규모의 NB라텍스 생산설비에 투자하면서 세계1위 수준인 연간 64만톤의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올해는 7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추가로 증설할 예정이다.

반면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라고 판단된 전자소재·탄소나노튜브(CNT) 부문 내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사업부문을 SK머티리얼즈에 매각하고, 스티렌부타데인고무(SBR) 생산 라인은 NB라텍스 라인에서 병행 생산토록 결정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형 박삼구 전 회장과는 다른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다. 

박삼구 전 회장은 2005년 대우건설 인수, 2008년 대한통운 인수로 인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위기에 몰아넣었으며, 2017년 금호타이어 재인수 실패를 시작으로 그룹의 몸통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전 회장의 경영이 M&A로 요약된다면 박 회장의 경영은 R&D(연구개발)로 볼 수 있다. 박 회장의 갑작스러운 비화학 계열사 인수를 두고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여기에 더해 장밋빛 전망과는 반대로 코로나19 백신에 따른 펜데믹 사태 종료,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마진 악화로 금호석유화학의 올해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2019년 3분기 국제유가 상승이 제품 마진으로 이어지지 않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어닝쇼크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은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이번 인수가 기업의 존망을 결정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그동안의 박 회장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냉철하지 못한 결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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